지리산 탐방객들의 원성을 샀던 ‘천은사 통행료’가 30여년 만에 사라진다.
환경부는 29일 전남 구례군 천은사에서 문화재청, 전라남도, 천은사 등 관계기관과 ‘공원문화유산지구 통행료’를 폐지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한다고 28일 밝혔다. 천은사는 협약식 직후부터 입장료(1,600원)를 받지 않고 매표소도 철수한다.
천은사는 지난 1987년부터 지리산국립공원 입장료와 함께 문화재 관람료 명목으로 입장료를 받아왔다. 하지만 2007년 국립공원 입장료가 폐지된 후에도 계속 입장료를 받아와 탐방객들에게 ‘산적 통행료’라는 비난을 들어왔다. 천은사 측은 “사찰 소유의 토지에 위치한 공원문화유산지구의 자연환경과 문화재의 체계적인 관리에 필요한 비용”이라며 탐방객이 이를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매표소가 있는 지방도 861호선은 지리산 노고단을 가기 위해 반드시 지나야 하는 도로다.
통행료를 폐지하는 대신 환경부는 천은사 주변 지리산국립공원 탐방로를 정비한다. 전라남도는 천은사의 운영기반을 조성하는 사업을 지원하고 지방도 861호선 도로부지를 매입한다. 문화재청은 문화재 보수와 관광 자원화를 돕는 한편 천은사 운영기반조성사업을 인허가하기로 했다. 박천규 환경부 차관은 “천은사 통행료 폐지로 국민 불편을 해소하고 지리산국립공원을 찾는 탐방객에게 양질의 편의시설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구례=김선덕기자 sd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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