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입’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8일(현지시간) 북핵 관련 6자회담을 재개하는 방안에 대해 “선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5일 북러정상회담에서 띄운 ‘6자회담’ 카드를 단도직입적으로 거부한 것이다. 하지만 크렘린궁은 “북한 문제는 역내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더해 중국도 “다자 대화는 긍정적 플랫폼”이라며 러시아 편을 들고 나섰다. 북한의 줄타기 외교에 미국과 중국·러시아의 신경전이 거칠어지는 분위기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 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6자회담에 찬성하느냐, 아니면 여전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1대1 외교가 최선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6자회담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이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3차 북미회담을 기대하고 있다”며 “올바른 시점에 3차 회담을 갖는 데 대해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더해 볼턴 보좌관은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이익만 생각한다”며 “러시아와 중국이 (대북)제재 이행을 강화할 수 있다고 본다”고도 말했다. 북한 비핵화의 해법은 다자회담이 아니라 강력한 제재 국면 조성을 통한 북미 간 ‘빅딜’ 협상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중국과 러시아의 한반도 문제 개입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에 대해 러시아는 볼턴 보좌관의 의견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크렘린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같은 날 로시야-1 채널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북한은 인접국으로 국경을 맞댄 나라”라며 “러시아가 북한 문제를 다루는 것은 우리 지역 안에서 활동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북핵 등 한반도 문제에 있어 러시아는 주변국이 아니라 당사국임을 강조한 것이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김 위원장에 대해 우호적인 발언도 이어갔다. 그는 김 위원장에 대해 “경험을 제법 갖추고 교육을 잘 받은, 매우 균형 잡힌 지도자로 보였다”고 평가했다.
중국도 ‘6자회담’과 관련해 러시아의 입장을 두둔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6자회담은 한반도 비핵화를 진전시키고 각 측의 합리적인 걱정을 균형 있게 해결하는 데 중요한 노력을 했으며 긍정적 역할을 했다”면서 “새로운 형세에서도 이 다자 대화 플랫폼은 한반도 문제의 정치 해결을 추진하는 데 여전히 긍정적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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