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최고 2,500만달러(약 290억원)’ 현상금을 걸었던 수니파 극단주의조직 ‘이슬람국가’(IS) 우두머리가 5년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IS의 미디어 조직 알푸르칸은 29일(현지시간) 바그다디의 메시지라며 수염이 덥수룩한 남성이 앉은 채로 발언하는 모습이 담긴 18분짜리 영상을 공개했다. 바그다디는 영상에서 스리랑카에서 발생한 ‘부활절 테러’가 시리아 바구즈 전투의 복수라고 주장했다. 그는 “스리랑카에서 형제들이 바구즈 형제들의 복수를 위해 부활절에 십자군(기독교인을 가리킴)의 자리를 뒤흔들어 유일신 신앙인(IS 또는 이슬람 원리주의자를 가리킴)의 마음을 달랬다”고 밝혔다. 또 “십자군 앞에 놓인 복수의 일부분”이라며, 기독교를 상대로 ‘복수 공격’이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그다디가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14년 6월 이라크 모술에 있는 알누리 대모스크의 설교 이후로 처음이다. 바그다디가 ‘바구즈 전투’와 스리랑카 자폭 공격을 언급한 점에 비춰 영상은 최근 제작된 것으로으로 추정된다. IS는 영상 앞부분에 ‘4월 초’로 시기를 제시하기도 했다.
IS는 지난달 시리아 동부의 마지막 소굴 바구즈 전투를 끝으로 본거지 시리아·이라크에서 모든 점령지를 잃었다. 하지만 이번 영상으로 IS의 계속된 패퇴 속에서도 바그다디의 건재함이 입증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영상이 공개되기 전까지 바그다디의 생존을 입증하는 최후 정황은 작년 8월 추종자들에게 세계 각지에서 ‘계속 싸우라’고 촉구하는 55분짜리 육성 파일이다.
/박동휘기자 slypd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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