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붓아버지와 친모에게 살해당한 여중생이 지속적으로 학대를 받아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손녀의 시신을 거두기 위해 광주 동부경찰서를 찾은 할아버지 A(72)씨는 “부부가 딸을 때리고 구박하고 추운 겨울에 집 밖으로 쫓아내 문을 잠그기까지 했다”며 울분을 쏟아냈다.
김씨의 손녀 B(12)양은 28일 오후 3시경 광주 동구 너릿재터널 인근 저수지에서 발목에 벽돌이 담긴 마대 자루가 묶인채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의붓딸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살인 및 사체유기)로 김모(31)씨와 살해에 가담한 친모 유모(39)씨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A씨는 “몇 년 전 아들과 헤어진 유씨가 우리 손녀를 데려갔고 양육권까지 가져갔다”며 “애를 제대로 돌보지도 않아놓고는 ‘도저히 못 키우겠다’며 아동보호소로 쫓아내길래 작년에 다시 데려온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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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무속인인 유씨가 무당교육을 한다며 애를 학교에도 제대로 보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A씨는 “어제 손녀가 수학여행을 갔어야 했던 날”이라며 “갑자기 행방불명돼 유씨랑 남편 김씨가 성추행 관련 신고로 해코지를 한 건 아닐까 걱정했었다”며 “어떻게 자식에게 그런 짓을 할 수가 있느냐”고 말을 잇지 못했다.
이에 유씨 가족은 “조부모가 모르는 사실도 있고 친모 입장에서는 억울한 측면도 있다”며 “학교를 보내지 않았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유씨 가족은 “의붓아버지의 폭력과 학대가 있었지만, 친모는 매번 딸을 구해주는 입장이었다”며 “매일같이 이런 일이 반복됐고 숨진 아이가 무속에 대해서는 모르다시피 생활했다”고 말했다.
/김진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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