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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커지는 숙박공유시장, 메리어트가 뛰어든다

거대 호텔 체인으로는 처음

내달부터 美·유럽 100개 지역

2,000여곳 주택 숙박시설로

힐튼·하이엇 등도 진출 저울질

에어비앤비와 본격 경쟁 예고





세계 최대 호텔그룹인 메리어트인터내셔널이 숙박공유 사업에 뛰어든다. 주요 호텔그룹이 숙박공유 사업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메리어트의 신사업 계획은 숙박공유 시장을 선도해온 에어비앤비가 내년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최근 호텔 관련 기업을 인수하는 등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장하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거대 호텔체인들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숙박공유 시장을 더 이상 외면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메리어트에 이어 힐튼·하이엇호텔도 이와 비슷한 숙박공유 사업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숙박공유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메리어트는 이르면 5월 초부터 미국·유럽·중남미 등 100개 지역 2,000곳의 고급주택을 숙박시설로 제공하는 공유사업 ‘홈 앤 빌라 바이 메리어트인터내셔널’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 서비스는 1박에 200달러(약 23만원)인 싱글룸부터 하루 1만달러(1,165만원)가 넘는 아일랜드 성까지 다양한 숙박시설을 제공한다. 고객이 메리어트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주택을 단기 임대하고 예약 시 적립한 포인트는 리츠칼튼·셰러턴·르네상스 등 메리어트 브랜드 호텔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메리어트 측은 우선 유럽에 시범 진출한 뒤 미국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테파니 리너츠 메리어트 최고홍보책임자는 “주택 소유주가 열쇠를 주거나 비밀번호를 알려주는 종전 에어비앤비 방식과 달리 라큐어 등 자산운용사 여러 곳과 협력해 철저히 관리된 고급주택만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메리어트의 숙박공유 사업 진출계획은 에어비앤비가 사업확장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에어비앤비는 지난 3월 호텔 예약 애플리케이션 ‘호텔투나잇’을 인수하고 인도 호텔 프랜차이즈인 오요호텔 지분을 2억달러(약 2,300억원)에 사들였다. 친환경 라이프스타일에 무게를 둔 고급주택 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 플러스’ 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외신들은 에어비앤비의 이 같은 약진에 정통 호텔 사업만 고수해온 메리어트가 큰 위기감을 느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마커랜드 모디 보스턴대 호텔경영관리학과 부교수에 따르면 미국의 10대 주요 도시에서 에어비앤비가 사업을 시작한 2008년 이후 호텔 방 1개당 수익은 2%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동안 숙박공유 업체를 경쟁자로 여기지 않았던 호텔 업계가 이제 에어비앤비 등이 (시장의) 파이를 빼앗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며 “메리어트 외에 힐튼·하이엇도 숙박공유 시장 진출을 고민하고 있어 앞으로 시장 지형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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