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정신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권이 개혁이나 적폐청산 등의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서는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에서 최소 과반의 의석수를 확보해 반드시 승리해야 합니다. 총선 정국에서 민심을 얻어야만 할 원내대표로는 덜 배타적·폐쇄적·경직된 사람이 강점이 있다고 봅니다.”
올해로 세 번째 원내대표 경선에 뛰어든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1일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다른 후보들에 견줘 비교우위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단숨에 “높은 유연성”이라고 답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러한 강점이 총선에서 진가를 발휘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소위 프로들끼리 치르는 선거라 몸이 축날 정도로 어렵다는 원내대표 경선에 ‘삼수 도전’에 나서게 된 것도 “당과 총선에 내가 도움이 될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라는 게 노 의원의 설명이다. 그는 “지난 4·3보궐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은 민주당에 변화를 주문하고 있다. 변화의 대상은 인물과 정책을 다 포함한다”며 “목적과 방향이 옳다고 하더라도 정책 등을 추진하는 방식이 배타적·폐쇄적·경직적이라면 국민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의원은 총선을 1년여 앞둔 현시점에 당이 직면한 상황에 대해 냉철하게 진단했다. “청년 지지층이 이탈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촛불 정국에서 우리와 함께했던 중도 진영은 아직 지켜보고 있다고 판단됩니다. 그들을 다시 우리 편으로 끌어안기 위해서는 새 인물, 새 모습이 필요합니다.”
그는 원내대표가 되면 선거제도 개편 법안 등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대한 자유한국당의 극렬한 반발로 경색된 정국도 유연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풀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추가경정예산안, 탄력근로 단위기간 확대 등의 처리 논의도 한국당을 배제한 채 진행하지는 않겠다는 게 노 의원의 생각이다. 노 의원은 “패스트트랙 지정은 협상을 시작하자는 초대장을 보낸 것일 뿐인데 아무리 야당이라도 저렇게까지 반대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도 “국정운영의 파트너인 한국당을 배제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 야당의 주장을 받아들일 부분은 받아들이면서 (한국당이) 대화 테이블에 참여하도록 계속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거제 개편 법안 등의 본회의 처리 시 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여야 4당 일부 의원들에게서 ‘반대표’가 나올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노 의원은 “앞으로 논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반발의 정도는 달라질 수 있다”며 “의석수를 하나도 늘리지 않으려고 하니 활로를 찾기가 어려운 것인데 논의 과정에서 민심과 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의석수를 다소 늘리고 의원들이 받는 세비를 낮추는 방안 등도 검토할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선거제 개편 법안의 본회의 통과 시점과 관련해서는 “딱 잘라 말할 수는 없지만 최장 소요 기간인 330일이 다 지나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뷰 내내 높은 유연성을 강조한 그이지만 원내대표 경선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나타낼 때만큼은 결연한 의지를 내비쳤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직을 내려놓을 것입니다. 그 정도 각오가 없으면 어떡하겠습니까. ‘총선 승리를 위해 나를 써달라’는 의미입니다.” /임지훈·하정연기자 jhlim@sedaily.com 사진=권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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