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가 탈원전 시기를 10년 늦추기로 했다. 원전 가동을 줄이며 탈원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한국과 달리 프랑스는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다. ★관련시리즈 6·7면
프랑스 정부는 프랑수아 드뤼지 환경부 장관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에너지전환법 개정안을 내각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에너지원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을 절반으로 줄이는 시점을 오는 2025년에서 2035년으로 10년 연기하는 내용이 개정안에 담겼다. 개정안에 따르면 가동 중인 원전 58기 가운데 14기는 2035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쇄된다.
현행법은 2025년까지 원전 비중을 절반으로 감축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화력발전소 증설이 불가피하게 되고 이는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의 탄소 중립(이산화탄소 배출량에서 흡수량을 뺀 순배출량을 0으로 낮추는 것) 구상에 배치된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앞서 마크롱 정부는 2050년까지 프랑스를 탄소 중립 국가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원전 의존율을 2025년까지 50%로 줄이려던 당초 정부 계획을 10년 미루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프랑수아 올랑드 전 정부가 추진하던 탈원전 정책에 제동을 건 것이다. 앞서 올랑드 전 대통령은 75% 수준이던 원전 의존율을 2025년까지 50%로 줄이기로 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