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에서 올해 외지인 아파트 구입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 거래절벽으로 인해 서울 전역의 외지인 아파트 구매 비율이 줄어든 가운데 강남구만 외지인 구매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업계에서 외지인 구매는 통상 투자 수요로 해석한다. 강남구와 더불어 강남 3구에 속하는 서초구와 송파구도 외지인 구매비율이 떨어진 가운데 나온 결과라 더욱 눈길을 끈다.
한국감정원 부동산통계시스템을 통해 최근 3년간 1·4분기 외지인 아파트 거래 비율을 살펴본 결과, 지난 2017년과 2018년 22%대에 머물렀던 강남구 외지인 아파트 거래 비율이 올해 24.7%로 올랐다. 외지인 거래는 서울시를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 강남구의 매물을 구매한 경우를 의미한다. 서울시 전체로 봤을 때 외지인 아파트 거래 비중은 지난 2017년 19.7%에서 올해 17.5%로 하락했다. 강남 3구에서는 서초구가 지난해 19.8%에서 올해 12%, 송파구가 지난해 24.4%에서 올해 18.3%로 떨어진 가운데 강남구만 상승한 것이다. 변세일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센터장은 “주택 시장이 하락세로 바뀌면서 전반적으로 외지인 구매 비율이 줄었다”며 “하지만 투자 수요가 몰리는 강남은 여전히 외지인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서울 집값이 꺾이던 지난 1월 서울 삼성동 현대차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가 4년 만에 인허가를 얻은 것이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GBC 사업이 급물살을 타면서 삼성동 코엑스와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개발사업, 영동대로 지하화 등 연계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강남의 경우 GBC와 더불어 압구정동 재건축 물량이 있어 대기 수요자나 투자자들이 계속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며 “부동산 시장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호재가 있는 곳에만 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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