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을 중심으로 한 주변 지방자치단체들의 물 문제가 해법을 찾았다.
1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최근 환경부와 문화재청, 대구·울산·구미시와 경상북도가 낙동강 물 문제 해소를 위한 상호협력 합의문에 서명했다.
합의문에서 이들 기관은 ‘구미산업단지 폐수 무방류 시스템 도입 연구’와 ‘낙동강 통합물관리 방안 연구’ 연구용역 시행에 합의하고, 적극적으로 협조하기로 했다. 2가지 용역 결과에 따라 낙동강으로 폐수처리수가 배출되지 않는 최적의 방법을 도출하는 것은 물론 낙동강 본류 수질 개선을 최우선으로 객관적이고 보편타당한 물 이용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연구용역 기간은 1년이다.
특히 세부 합의사항에서 ‘먹는 물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면 반구대암각화 보전을 위한 울산시 물 부족량을 운문댐 등 통합물관리 방안에 따라 대체할 수 있도록 협조한다’고 명시했다.
울산시가 가장 크게 환영했다. 반구대암각화 보존과 맑은 물 확보는 20년간 울산시의 가장 큰 현안이었다. 반구대암각화 보존을 위해선 울산시민의 식수원인 사연댐의 수위를 48m 이하로 낮춰야 했다. 수위를 낮추면 하루 3만톤 이상의 식수가 필요한데 지금까지는 부산지역 낙동강 물을 끌어다 썼다. 하지만 수질에 대한 우려와 함께 비싼 사용료가 문제가 됐다. 이번 합의로 운문댐을 식수로 사용하면 안정적인 물 공급과 함께 수질과 비용 등 그동안 겪었던 문제가 모두 사라지게 됐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이번 협약 체결로 우리 시는 드디어 반구대암각화 보존과 맑은 물 확보에 한 발 다가섰다고 할 수 있다”며 반겼다.
울산시는 그 동안 운문댐 물을 사용하기 위해선 현재 운문댐을 식수로 사용하고 있는 대구시의 취수원을 구미 상류로 이전해야 하는 고민이 있었다. 하지만 구미시가 대구시와 식수원을 공동으로 사용할 경우 수량이 줄고 수질이 나빠진다는 이유로 반대하면서 진척이 없었다. 취수원 이전 갈등은 2009년 2월 구미국가산단 유해 화학물질이 대구시민의 젖줄인 달성군 다사읍 매곡·문산 취수장의 수돗물 원수를 오염시킨다는 이유로 대구시가 취수장 이전을 정부에 건의하면서 불거졌다. 구미시는 “대구취수원을 구미로 이전하면 하루 취수량이 190만 톤까지 늘어나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반대입장이 강경했다.
그러나 국무조정실이 2017년 9월부터 대구취수원 이전 문제 중재했다. 오랜 기간 양 지역 의견이 팽팽히 맞서면서 별다른 진척이 없다가 이번에 협약 체결로 진일보하게 되면서 해결책을 찾게 된 것이다. /울산=장지승기자 jj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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