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붓아버지에게 살해된 12살 여중생이 친아버지에게도 학대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어느 곳에도 발 붙일 수 없었던 A양은 한 많은 짧은 생을 마감하며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지난달 28일 오후 3시경 광주 동구 너릿재터널 인근 저수지에서 머리에 비닐봉지가 씌워지고 발목에 벽돌 담긴 마대 자루가 묶인 여중생 A양의 시신이 떠올랐다.
양 발목에 묶인 벽돌 마대 자루 가운데 하나가 풀리면서 수심이 얕았던 저수지 수면 위로 A양의 주검이 드러났다.
소지품으로 신원을 확인한 경찰은 양육권자인 광주의 친모에게 연락했고 함께 살던 의붓아버지가 경찰에 자수했다.
이 시각 목포에서는 A양이 수학여행을 이틀 앞둔 토요일 오후에 집을 나가 밤새 돌아오지 않아 친아버지가 백방으로 수소문하고 있었다.
의붓아버지는 자신을 성범죄자로 몬 A양에게 앙갚음하고자 범행을 저질렀다며 A양의 친모인 아내도 범행에 가담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친어머니는 승용차 뒷좌석에서 재혼한 남편이 딸을 살해하는 동안 생후 12개월 된 젖먹이를 돌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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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집 담벼락 옆에 세워진 승용차에는 A양만 빠진 단란한 가족사진이 남겨져 있었다.
A양의 짧은 삶은 친아버지와 살았을 때도 만만치 않았다.
부모가 이혼한 뒤 A양은 다른 형제와 함께 친아버지 집에서 지냈다. 그는 수시로 매를 드는 친아버지로부터 구해달라며 아동보호 전문기관을 찾았고, 의붓아버지·친어머니와 살게 됐다.
2016년부터 광주 의붓아버지 집에서 생활하는 동안 A양은 잦은 구타를 당하며 추운 겨울 집에서 쫓겨난 적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부모는 의붓아버지가 A양을 산으로 끌고 가서 목 졸라 죽이려고 한 적이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친어머니와 의붓아버지 부부가 ‘도저히 못 키우겠다’며 아동보호소로 보낸 지난해 A양은 목포 친아버지 집으로 돌아왔다.
의붓아버지로부터 성적으로 몹쓸 짓을 당했다고 호소한 A양은 사회적 조치 없이 한 맺힌 생을 마감했다.
/김진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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