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가장 무서워하던 독립투사 김원봉이 배우 유지태의 몸으로 되살아난다.
유지태는 “대한독립을 말할 때마다 가슴이 뜨거워지고 피가 끓는 것을 느낀다”며 촬영하며 느낀 독립운동가의 마음을 솔직 담백하게 전했다.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MBC 특별기획드라마 ‘이몽’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윤상호 감독과 배우 유지태, 이요원, 임주환, 남규리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몽’은 일본군에게 부모를 잃은 아픔을 지닌 채 외과의사가 된 이영진(이요원)과 독립을 위해 무장투쟁의 선봉에 선 김원봉(유지태)의 이도일몽(二道一夢)을 담은 작품. 나라와 민족의 독립을 위해 그림자로 살다간 이들의 흔적을 찾는 여정을 그린다.
그가 그려낼 김원봉은 실존인물에 대한 부담과 만들어낸 이야기에 대한 부담이 공존한다. 인물의 설정은 김원봉과 의열단의 모습을 따랐으나, 극중 사건들은 대부분 픽션이다.
유지태는 “실존 인물을 연기할 때는 부담이 있다. 김원봉과 의열단의 상징성만 가져왔을 뿐, 작품 속 이야기는 실제 이야기가 아니”라며 “1930년대를 배경으로 이념의 갈등보다 독립투쟁에 초점을 맞췄기에 이견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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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부담이었으나 꼭 하고 싶은 작품이었다. 그는 “독립투사를 다룬 작품이기에 당연히 하고 싶었다”며 “대한민국 사람이라는게 얼마나 소중한지 모르고 살았다. 드라마를 찍으며 한 신을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매 순간 가슴이 울렸고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이어 “3.1운동 행사에 참석해 애국가를 부르는데 그렇게 눈물이 나더라. 목숨을 바쳐 이 나라를 지킨 선조들의 피와 땀을 그려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조국에 대한 감정, 즉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간결했다. 그는 과거 위안부 할머니를 만났던 자리에서 겪었던 일화 하나를 소개했다.
유지태는 “위안부 할머니께서 ‘‘이 시대에 우리를 기억해야 한다. 역사적 아픔을 기억해서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고 나라를 빼앗기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왜요’라고 물었더니 배를 보여주셨다”며 “깊숙하게 칼에 베인 자국이 있었다. 할머니께서는 ‘우리가 나라가 없으면 개 돼지만도 못한 존재가 되는거야. 나는 사람들의 편견과 맞서야 하는 사람이야. 위안부였기 때문에’라고 답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독립이라는 말, 이 나라가 얼마나 소중한지 기리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며 묵직한 울림을 남겼다.
한편 3.1운동과 임시정부 100주년을 기념해 제작되는 MBC 특별기획드라마 ‘이몽’은 4일 오후 9시 5분에 첫 방송된다.
/최상진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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