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집안싸움이 결국 법정으로까지 가게 됐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2일 손학규 대표가 전날 주승용 의원(국회 부의장), 문병호 전 의원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한 것에 대해 서울남부지방법원에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하고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도 했다.
바른정당계인 하 최고위원은 “손 대표의 지명은 ‘최고위원회’와 협의를 거쳐 지명하도록 한 당헌 30조 2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당헌 30조 2항은 지명직 최고위원 2명을 ‘당 대표가 최고위원회와 협의를 거쳐 지명한다’고 규정한다. 하 최고위원은 “손 대표는 비서실장인 채이배 의원을 통해 지난달 30일 최고위원들과 개별 협의를 했다고 주장하지만 당헌에는 협의의 주체가 ‘당 대표’로 돼 있고 협의도 최고위원 개개인이 아닌 ‘최고위원회’에서 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고 주장했다.
하 최고위원은 “최고위 정족수 미달로 회의 자체가 성립하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1일 회의에 손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 2명만 참석했다는 이야기다. 하 최고위원은 “당헌 당규에 위반하는 최고위원 지명은 공당에서 있을 수 없는 반민주적 폭거”라며 “법원이 조속히 심사에 착수해 잘못을 바로잡아줄 것을 기대한다”고 역설했다.
손 대표 측도 반격에 나섰다. 임재훈 의원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당헌상 최고위 개의 정족수가 별도로 규정되지 않았다”며 “지명직 최고위 지명은 협의 사항이기 때문에 의결정족수와 무관하다. 그럼에도 여러 경로를 통해 충분한 협의를 했다”고 반박했다. 임 의원은 “이 점에 대해 모 최고위원이 오해를 바로잡아주고 공부를 열심히 해주면 감사하겠다”며 하 최고위원을 겨냥해 직격탄을 날렸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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