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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월 고3의 체험담 ‘5·18 우리들의 이야기’ 출간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고등학교 3학년들의 생생한 체험을 담은 책 ‘5·18, 우리들의 이야기-1980년 5월, 나는 고등학교 3학년이었다’가 출간됐다.

광주서석고 5회 동창회(회장 임영상)가 61명 동기들의 체험을 엮은 이 책은 계엄군의 총칼에 맞서 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은 물론 신군부의 정권장악 시나리오에 따라 자행된 ‘광주살육작전’때 고3이었던 이들이 어떻게 지내야 했는지, 어떻게 그 삶이 굴절되어야 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 준다.

△전남도청 앞 금남로에서 공수부대가 집단 발포를 할 때 총상을 입은 사람 △시위대원으로 위장한 계엄군 ‘편의대’에 의해 고문을 받고 영창에 갇힌 사람 △전남도청을 지키다가 5월 27일 새벽 계엄군이 진압할 때 가까스로 탈출한 사람 △가두방송으로 유명한 전옥주 씨의 가족이 자취방 옆집에 살아 누나가 간첩혐의로 끌려가 조사를 받은 사람 △공수부대원에게 붙잡혀 전남대와 광주교도소에서 46일간 고초를 당한 사람 △시골집으로 가기 위해 계엄군의 감시망을 뚫고 산길을 타거나 걷다가 우여곡절을 겪은 사람 △친구인 임산부 최미애 씨가 계엄군의 총탄에 죽은 것을 알고는 나라에서 준 ‘국난극복기장’을 쓰레기통에 던져 버린 누나 △고문을 당하면서도 함께 시위에 참여한 ‘나’를 끝내 말하지 않은 친구의 안타까운 죽음 등등

이 책이 주는 메시지는 너무도 분명하다. 5·18의 중심에는 몇몇 사람이나 특정한 세력이 없었다는 것, 있었다면 불특정 다수의 시민이 있었다는 것이다.



곧 5·18은 몇몇 사람이나 특정한 세력이 아닌 평범한 시민들의 항쟁이었으며, 이들이 바로 5·18의 주인공이자 피해자라는 사실이다. 너무나 각양각색인 사례들이 이를 명료하게 증명해 주고 있다.

더욱이 최근 혼란을 부추기는 ‘북한 개입설’이나 ‘간첩 침투설’ 등이 얼마나 황당무계한 것인지도 자연스럽게 깨닫게 해준다.

광주서석고 5회 동창회 회장 임영상 씨는 “지난해 1월 동창회장에 취임하면서 친구들에게 5·18 체험담을 써보자고 제안했습니다. 친구들은 흔쾌히 동의했습니다. 5·18을 왜곡·폄훼하는 세력들이 준동하고 있어서 5·18을 겪었던 친구들이 너나없이 울분을 토로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들의 말이 옳다면 고3 이었던 우리들이 북한군의 사주를 받아 시위대 차를 타고 총을 들고 ‘전두환 물러가라’, ‘계엄령 해제하라’, ‘김대중 석방하라’고 외치면서 다녔다는 말입니까. 5·18을 왜곡하고 호도하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 미력하나마 5·18의 실상을 제대로 알리고자 이 책을 펴내게 됐다”고 출간 소회를 밝혔다.

한편 456쪽에 이르는 이 책에는 체험담과 함께 5·18기념재단, 5·18 민주 화운동기록관, 전남일보 등의 기관, 언론사, 개인이 소장한 5·18 관련 사진과 사건 현장을 하나하나 찾아다니며 새로 촬영한 사진 등 총 160여 컷이 실렸다. /광주=김선덕기자 sd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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