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전국을 돌며 민심을 청취하는 ‘청책(聽策)투어 시즌2’를 준비하고 있다. 전국을 돌며 ‘투쟁’ 강도를 높이는 자유한국당과 달리 ‘일하는 여당’을 알리는 데 주력하겠다는 목표다. 민주당은 이달 들어 하루가 멀다 하고 당정협의를 거쳐 산불피해 복구대책을 마련하고 정부 내에 청년 문제 컨트롤타워를 신설하는 등 민생 행보에 나섰다. 한국당이 이른 시일 내에 국회에 복귀할 가능성이 낮은데다 내년 총선을 겨냥해 여당과 각 세우기를 지속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한국당이 정부 여당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프레임을 형성하는 한편 장외집회 자체를 민생 포기로 규정해 강한 압박을 가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3일부터 매주 금요일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갖기로 했다. 민주당은 우선 이날 ‘매입형 유치원 1호’인 서울시 관악구 구암유치원을 방문해 현장 최고위원회를 열었다. ‘매입형 유치원’은 교육청이 사립유치원을 매입한 뒤 국공립으로 전환해 운영하는 유치원이다. 당초 교육부는 오는 2022년까지 국공립유치원 비율을 40%로 확대할 계획이었지만 지난해 사립유치원 비리 사태를 겪으며 목표 달성 시점을 2021년으로 1년 앞당기고 올해 1,080개 학급을 신·증설하기로 했다. 다음주에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운영하는 고양시 일산병원을 찾아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문재인 케어’에 대한 민심을 청취할 계획이다.
패스트트랙 정국 이후 민주당은 민생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주에만 강원도 산불 대책과 청년정책 등을 위한 당정협의를 두 차례나 개최했다. 10일에도 국회에서 ‘당정청 을지로 민생현안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지난 2013년 5월 갑질로부터 ‘을(乙)’을 보호하겠다는 목적으로 출범한 당 소속 위원회다. 이번 회의에서는 보다 종합적인 ‘을’에 대한 보호대책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8일 새 원내지도부가 구성되면 지난해 가동된 ‘청책투어’의 시즌2가 시작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여당이 내년 총선을 의식해 급조한 행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대해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5월에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2주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등 행사가 많아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지만 다음달부터 더 많은 민생현장을 방문해 일회성 행사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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