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거리 발사체는 주권 국가의 자위권에 해당하는 무기체계지만 핵 및 장거리 투사 무기 개발로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이 북미협상 교착 상황에서 시도한 군사행동이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북한은 지난 달 1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시험 발사한 데 이어 보름 만인 이날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해 군사적 행동의 수위를 높여 나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다만 북한이 이날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이 탄도미사일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북한이 군사적 행동은 강화하면서도 미국 등 국제 사회의 추가 대북제재는 유발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은 4일 9시6분부터 27분까지 약 21분 동안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북동쪽 방향으로 불상(탄종이 확인되지 않은)의 단거리 발사체 수발을 발사했다”고 발혔다.
북한이 발사한 발사체 수발은 약 70㎞에서 200㎞㎞까지 비행했다.
군 관계자는 “탄도 미사일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며 “단거리 전술 미사일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로켓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이 그동안 원산 호도반도에서 단거리 미사일, 대구경방사포 등을 시험 발사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 2014년 8월 14일에는 호도반도에서 사거리 200㎞ 급 ‘전술 로케트’를 시험발사했었다.
이번에 발사한 탄종이 미사일이라면 2017년 11월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발사 이후 1년 5개월여 만이다. 다만 탄도미사일이 아니라면 국제사회의 제재를 위반하는 것은 아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는 북한에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어떠한 추가적인 발사, 핵실험 또는 다른 어떠한 도발도 감행하지 말고,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관련 모든 활동을 중단할 것을 내용으로 삼고 있다.
북한의 이번 단거리 발사체 발사는 최근 대북 압박 유지를 강조하는 미국의 기조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보름 전인 지난달 1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사격 시험했다. 한미는 이 무기와 관련, 탄도미사일이 아닌 사거리 20여㎞의 스파이크급 유도미사일 또는 신형 지대지(地對地) 정밀유도무기라는 쪽에 무게를 두고 분석한 바 있다.
미국은 북한의 전술유도무기 발사 이후인 4월 18, 19, 29일 수도권 상공에서 이례적으로 RC-135W(리벳 조인트) 정찰기를 띄워 대북 감시에 나섰다.
합참은 “한미 정보 당국이 세부 사항을 분석 중”이라며 덧붙였다. 군은 북한의 추가 발사에 대비해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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