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정부가 불법조업을 하다 나포된 외국 어선 51척을 침몰시키기로 하고 1차로 10여척을 침몰시켰다.
4일(현지시간) AFP통신은 불법조업에 무관용 정책을 펼쳐온 인도네시아 정부는 남중국해에 맞닿은 서칼리만탄주 탄중 다투 인근 바다에서 베트남 어선 13척에 모래를 싣고 바닷물을 쏟아부어 침몰시켰다고 보도했다.
이날 침몰장면은 영상으로 녹화해 SNS를 통해 공개됐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최근 몇 달 동안 외국 어선 침몰처분을 집행하지 않았으나 베트남 해안경비대가 불법조업 어선 단속을 방해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곧이어 51척을 침몰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침몰처분이 결정된 외국 어선 총 51척 중에는 베트남 어선이 38척으로 가장 많고, 이어 말레이시아(6척), 중국(2척), 필리핀(1척) 순이었다. 외국인이 소유한 인도네시아 국적 선박도 4척이나 됐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나머지 선박들을 2주 안에 순차적으로 가라앉힐 계획이다.
수시 푸지아투티 인도네시아 해양수산부 장관은 침몰 현장에서 직접 지휘하며 “우리는 불법조업에 맞서 싸운다”며 “우리가 단호히 대응하지 않으면 그들은 더 대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2014년 취임한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대통령이 불법조업에 대한 강경 대응 기조를 세운 이래 수백척의 외국 어선을 나포해 그동안 500여 척을 침몰시켰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베트남 선박으로 나타났다.
이날 푸지아투티 장관은 나포 선박을 경매에 부치는 것보다 침몰시키는 것의 불법조업 억제 효과가 더 크고, 인도네시아 경제에도 더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포 어선이 경매에 부쳐지면 당사자들이 사들여 다시 불법조업에 투입, 같은 어선이 2∼3차례 나포되는 일이 허다하다며 국가 압류 후 ‘침몰처분’이 최선이라고 주장해왔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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