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을 중심으로 A형 간염이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A형 간염 예방접종을 맞으려다가 높은 가격 때문에 주저하는 사람들이 많다. 최대 20만 원에 달하는 예방접종 비용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확인된 A형 간염 환자는 3,758명이다. 이는 이미 지난해 연간 감염 환자 수인 2,436건을 훌쩍 넘은 숫자이다. 특히 이들 가운데 대다수는 A형 간염 항체 보유율이 낮은 20~40대에 해당한다. 2012년 A형 간염이 국가예방접종 항목에 포함되면서 2012년 이후 출생된 영·유아는 A형 간염 예방접종비용을 지원받았으나 그 이전에 출생한 세대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최근 A형 간염이 유행하자 감염 위험 군으로 분류된 20~40대는 예방접종을 위해 병원을 찾고 있지만 가격표 앞에서 망설이기 일쑤이다. 적게는 12만원에서 많게는 20만원에 육박하는 예방접종 비용 탓이다.
A형 간염 예방접종은 6개월을 간격으로 두 차례 맞아야 하는데, 병원에 따라 가격 차는 있지만 보통 한 번에 6만~10만원 비용이 발생한다. 2차 접종까지 계산하면 예방접종에 최대 20만원을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게다가 만 40세 이상 성인의 경우에는 A형 간염 항체를 보유하지 않았다는 검사 결과가 있는 경우에만 접종이 가능하기 때문에 항체 검사비용 약 3만원도 추가된다. 최근 A형 간염이 유행하자 예방접종을 알아봤던 신씨(26)는 “A형 간염이 걱정되지만 비용이 부담스러워 맞지 않기로 했다. 차라리 손을 더 열심히 씻고 청결을 유지하는 게 낫겠다”고 말했다.
보건소에서는 일반 병원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A형 간염 예방접종을 맞을 수 있지만 대부분의 보건소에서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A형 간염 예방접종을 실시하지 않는다. 보건소의 예방접종은 해당 지방자치단체 소관인데, 대부분 A형 간염 예방접종 사업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특히 A형 간염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서울시 지자체 보건소 중 A형 간염 예방접종을 진행하고 있는 곳은 동대문구 보건소가 유일했다. 동대문구청 관계자는 “2012년부터 지역구 주민들의 건강을 위해서 A형 간염 예방접종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구청 예산을 편성해 일반 병원에 비해 50% 정도 저렴한 가격에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대문구 보건소에서는 해당 구민만 접종 가능하다.
A형 간염은 대부분은 가볍게 앓고 지나가지만 한 번 감염될 경우 간 기능이 악화할 위험이 있다. 또 간염은 아직까지 치료제가 개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발병 후에는 특별한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
/정현정 인턴기자 jnghnji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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