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발생한 고(故) 장자연씨 성접대 의혹 사건을 재조사하는 대검찰청 검찰 과거사 진상조사단이 이달 13일 결과를 최종보고한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 때처럼 조선일보 경영진을 비롯한 사회 유력인사들의 성접대 의혹 등에 대해서도 재수사 권고 의견을 낼지 관심이 모인다.
대검 진상조사단은 ‘장자연 리스트’ 사건에 대한 재조사 결과를 오는 13일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에 최종 보고한다고 8일 밝혔다. 검찰과거사위의 권고에 따라 지난해 4월2일부터 재조사에 들어간지 13개월 만이다.
진상조사단은 장씨가 사망 전 자필로 남긴 문건 가운데 ‘조선일보 방 사장’과 관련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동생인 방용훈 코리아나 호텔 사장과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이사(전무)를 각각 소환해 조사했다. 올 3월12일에는 장자연 리스트를 직접 목격한 것으로 동료 배우 윤지오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장씨 문건 작성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배우 이미숙씨는 지난 4월 조사단에 자진 출석했다.
다만 이 사건의 핵심 증인으로 봤던 윤지오씨가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점은 조사단 결론의 변수다. 장씨 사건 관계자들과 윤씨 진술이 엇갈리면서 진술 신빙성 문제가 부각된 가운데 윤씨가 지난달 24일 돌연 캐나다로 출국했기 때문이다. 윤씨는 조사 당시 취재진들에게 “같은 성을 가진 언론인 3명과 특이한 이름을 가진 정치인 1명에 대해 진술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윤씨 진술에 대한 신빙성에 대해서는 조사단 내부에서도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 진술을 둘러싼 조사단 내부 갈등은 지난 22일 조사단 중간보고에서도 표출됐다. 당시 조사단은 검찰과거사위에 ‘위증 및 성폭력 부분’에 관한 중간보고를 하면서 “검찰에 성폭력 피해 의혹과 관련한 수사 개시 여부를 검토하도록 권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첫 수사가 있었던 2009년 검찰과 경찰이 부실수사를 한 정황이 있으니 검찰이 재수사 여부를 다시 검토해 달라는 의견이었다. 그러나 조사단의 다른 단원들은 “윤씨가 의혹을 제기하니 기록을 좀 봐달라는 의미로 ‘일부’ 의견이 나와서 보고한 것일 뿐”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이들은 “이런 식으로 혐의가 인정되는 것인양 보고된 것이 절대 아닌데 황당하다”며 조사단의 공지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