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 영종하늘도시. 최근 현장에서 만난 M 공인중개사 대표는 시장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공급 물량이 쏟아지면서 전세가격이 반 토막 났다”며 “전셋값이 2년 전엔 1억 8,000만 원이었는데 지금은 8,000만~9,000만 원까지 떨어지면서 집주인들이 내놓는 급매물도 많다”고 설명했다.
# 영종하늘도시 상가에 위치한 모 부동산. 벽에 붙어있는 매물 전단지에는 ‘영종하늘도시푸르지오자이’ 전용 64㎡·74㎡·84㎡ 전세가격이 모두 1억 원으로 붙어있었다. 층수, 평형, 융자 여부 등의 요인도 있지만 중대형 평수 집주인들이 세입자를 구하기 위해 전세 가격을 내리고 있어서다.
새 아파트 공급물량이 몰리면서 영종도 부동산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올해 초 입주를 시작한 3개 단지 3,700여 가구의 물량 폭탄을 맞으면서 급전세가 쏟아졌고 인근 아파트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e편한세상영종국제도시오션하임(1,520가구)’은 지난 3월까지 입주를 마무리했지만 이번 달 입주 만료를 앞둔 ‘영종하늘도시푸르지오자이(1,604가구)’, ‘신한한신스카이파크(562가구)’ 등의 경우 현재 입주율이 각각 60%, 40%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한마디로 아직 세입자를 구하지 못한 집주인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오는 9월에는 ‘영종하늘도시화성파크드림(657가구)’, ‘영종하늘도시KCC스위첸(752가구)’ 등의 새 아파트 입주가 추가로 예고된 상황이다.
입주물량 증가는 전셋값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조회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영종하늘도시 일대의 전용 59㎡ 전세시세는 1억 2,000만 원 정도에 형성됐다. 하지만 지난달 신한한신스카이파크 전용 59㎡가 6,000만~6,500만 원에 50여 건이 전세 거래됐다. 영종하늘도시푸르지오자이 전용 64㎡ 또한 8,000만~1억 원 선에서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동보노빌리티, 신명스카이뷰주얼리 등 인근 아파트에서도 6,000만~7,000만 원 대의 급전세 매물이 나왔다.
전셋값이 추락하면서 매매가도 하락하고 있다. ‘신명스카이뷰주얼리(전용 57㎡)’와 ‘우미린1단지(전용 59㎡)’ 두 단지 모두 매매가가 지난해 9월 대비 3,000만 원 가까이 빠져 각각 1억7,000만 원, 2억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일부 단지에서는 소형 평수와 중대형 평수 간 전세가 역전현상까지도 일어났다. 저렴한 소형 평수가 신혼부부와 같은 실수요자들의 인기를 얻으면서 소화된 반면 중대형 평수의 경우 더디게 차면서 집주인들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전세가격을 낮춘 것이다. 영종하늘도시 푸르지오자이의 경우 현재 평형수 관계없이 주로 9,000만~1억1,000만원 사이에서 전세 가격대가 형성되고 있다. S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실수요자들이 주로 젊은 사람들이라 소형 평수가 인기가 많다”면서도 “같은 값이면 아무래도 큰 평수를 선호하게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