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로 사물을 표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눈을 가리고 손으로 더듬어가면서 사물을 설명하기란 더욱 까다롭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언어표현기법과 사물을 묘사하는 과정을 배우게 된다. 예술을 통해 창의력을 키우기위해 개발한 인문학 강좌가 열렸다.
지난 8일 고덕중학교에서 열린 백지희(사진) 강사의 고인돌 강좌 ‘손으로 생각하기’가 그것. 손으로 생각하기란 개념이 언뜻 감이 잡히지 않을 수 있지만 수업 내용을 들여다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고인돌은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과 서울시교육청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생애 주기별 인문학 프로젝트로 7년째 운영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중고등학교를 찾아가는 청소년 인문학 프로그램에 집중하기 위해 40여개의 프로그램을 특별히 기획했다. 이번 강의는 고덕평생학습관에서 지역 학교에 인문학 강의를 지원하기 위해 준비했다.
백 교수는 먼저 언어로 사물을 묘사하는 방법을 설명하면서 학생들에게 상상력을 키우는 방법을 설명했다. 학생들은 2인 1조로 짝을 이루고 번갈아가면서 안대로 눈을 가린 채 사물을 받아들고 손으로 만져보면서 친구에게 설명을 해 나갔다. 2~3분간에 걸쳐 설명은 이어지고 등을 대고 있는 학생은 듣는 대로 그림을 그려나갔다. 학생들은 언어로 사물을 설명하는 방법을 배우고 또 반대로 친구의 설명을 듣고 그림을 그려보는 과정에서 상상력을 동원하기도 했다. 이어 학생들은 시집을 읽고 머리에 떠오르는 이미지를 도화지에 옮겨보기도 했다. 윤동주의 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읽고 한 장면을 떠올리며 그림으로 옮겨보기도 했다. 총 2강으로 구성된 이번 강좌는 1강. 언어 이미지, 2강. 창의적 텍스처의 자화상 등으로 진행된다.
한편, 제 7기 고인돌 프로그램은 70여개 중고등학교를 찾아가 인문학의 기본 학문인 문학·역사·철학(文·史·哲)을 바탕으로 미술·음악·건축·과학·경제학·심리학 등으로 주제를 확장해 오는 11월까지 인문학 강연을 펼쳐나갈 예정이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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