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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경제지표 자화자찬 눈가리고 아웅하나

정부가 ‘문재인 정부 2주년 경제 분야 주요 성과’를 발표했다. 모두 39쪽 분량으로 정부 출범 당시 경제여건과 우리 경제의 현 상황 등을 담은 2쪽을 제외한 37쪽이 자화자찬식 성과로 도배돼 있다. 정부는 대표적 성과로 지난해 수출 6,000억달러 돌파를 제시했다. 수치가 틀린 것은 아니지만 수출에 큰 문제가 생긴 지금 상황과는 아주 동떨어져 있다. 수출은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 연속 감소했다. 반도체 경기가 꺾이면서 반도체에만 의존해온 수출 전선에 적신호가 켜졌는데 정부는 지난해까지 실적만 끊어서 마치 수출이 잘되는 것처럼 말했다. ‘경제성장률이 주요 선진국에 비해 양호한 수준’이라는 자체 평가는 또 뭔가. 1·4분기 경제성장률은 -0.3%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4·4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요 선진국은 물론 대부분의 국가가 플러스 성장을 할 때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는데도 양호한 수준 운운하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일이다.

문재인 정부 2년간 경제에 문제가 생긴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민간 소비와 기업 투자는 제자리걸음은커녕 후진했고 가장 중요하다는 일자리 창출 역시 정부의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실패했다. 정부가 그렇게 공들인 소득불평등 해소도 최악의 분배 참사라는 결과를 빚었을 뿐이다. 이런 경제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인지 아니면 눈에 좋은 것만 보려고 애써 외면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런 인식과 자세로는 우리 경제를 살려낼 수 없다.

정부는 이제라도 눈속임 지표를 홍보하는 대신 경제를 엉망으로 만든 기존 정책을 과감히 고쳐야 한다. 당장 이 정부의 대표적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론에 대해 전문가들이 왜 한목소리로 수정을 요구하는지를 성찰해야 한다. 이런 뼈저린 반성의 토대에서 규제를 풀고 구조개혁에 나설 때 비로소 우리 경제가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 오죽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만들려면 규제·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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