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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사치의 제국] 中은 왜 산업혁명이 안 일어났나

■우런수 지음, 글항아리 펴냄





중국 명나라 초만 해도 가마는 소수 문인 집단만이 가지는 특권이었다. 하지만 후기 들어 경제력을 획득한 상인들이 사대부 계급의 소비를 모방하기 시작했다. 계급적 위기의식을 느낀 지배층은 수차례 가마 금지령을 내렸지만 사치 풍조를 막을 수 없었다.

대만 사학자 우런수이 쓴 ‘사치의 제국’은 명나라 말기 사대부 문화의 사치 풍조를 경제학·사회학·문화인류학의 관점에서 바라본 책이다. 중국 역사상 이전에도 사치 풍조는 존재했다. 하지만 시장 구매율 증가, 사치품의 일상화, 최신 유행 형성, 신분제도의 붕괴 등은 명말 시기만의 특징이다. 19세기 영국의 산업혁명을 촉진했던 18세기 초중반의 ‘소비혁명’과 비슷한 패턴이었다.



하지만 영국과 달리 중국은 산업혁명이 일어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명말 사대부들은 ‘사치’를 통해 문인 사회에 진입하려던 상인 계층의 ‘경계 허물기’에 맞서 ‘경계 짓기’를 통해 자신들의 정체성을 유지하려 했다. 중국 지식인과 관료들은 사치를 사회적 문제로 인식해 검소함을 숭상하도록 한 반면 영국은 경제적 측면과 자연스러운 인간 본성에 주목하면서 대량 생산체제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2만9,000원.
/한민구기자 1mi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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