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단속 과정에서 판사에게 신분증을 요구했다 업무에서 배제된 태국의 경찰관이 총리의 지시로 복귀했다.
11일 일간 방콕포스트와 인터넷 매체 카오솟에 따르면 에까뽄 추이송깨오 순경은 지난 2일 밤 태국 남부 지역 내 검문소에서 한 차량을 멈춘 후 운전자에게 신분증을 요구했다. 그러나 운전자는 해당 지시를 거부한 채 본인이 남부 지역을 관할권으로 둔 제 8 지역의 형사법원장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운전자는 “당신네 경찰서장을 안다”며 “나는 (형사)법원장이다. 그래도 내 차를 수색하길 원하나”라고 물었다고 카오솟은 보도했다.
해당 사건 이후 에까뽄 순경은 현장 근무에서 배제돼 내근으로 전보됐다. 퉁야이 경찰서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에까뽄 순경의 말투가 부적절했다며 오히려 법원장을 옹호하기도 했다. 서장은 에까뽄 순경에게 법원장에게 직접 사과하라는 지시까지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고 카오솟은 전했다. 그러나 당시 상황을 담은 휴대전화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공유되면서 법원장의 특권의식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졌고 여론이 들끓었다.
결국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가 직접 에까뽄 순경을 기존 업무에 복귀시키고 해당 지역 경찰과 법원에 이번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총리실 대변인은 “쁘라윳 총리는 하위직 경찰이 자신의 의무를 올바로 수행한 데 대해 칭찬했다”면서 “어떤 압력도 두려워할 필요 없이 각자가 옳은 일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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