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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지는 건설경기 불황…"외환위기 수준 급락"

건산연 분석…건설투자 3분기째 5% 이상 감소

"경제성장 기여율, 외환위기 직후 수준까지"

건설수주 4년새 최저치…취업자 수에도 악영향

여의도 도심 전경. /서울경제DB




국내 건설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건설투자의 경제 성장 기여율이 1998년 외환위기 수준으로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12일 발표한 ‘건설·주택경기 긴급 진단 연구’ 보고서에서 건설투자가 지난해 3분기 이후 3분기 연속 5% 이상 감소했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3분기 연속 감소를 “외환위기 이후 처음 있는 현상”이라고 했다.

특히 지난해 3분기에는 건설투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9%나 감소하면서 최근 19년 새 최대 감소율을 기록했다. 이홍일 건산연 연구위원은 “지난해 3분기 이후 건설투자의 경제 성장 기여율이 외환위기 직후 수준으로 급락한 것으로 분석됐다”며 “건설 경기 급락이 국내 경제 성장 둔화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건설경기는 계속 나빠지는 상황이다. 건설경기의 선행 지표인 건설 수주는 지난해 최근 4년 사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수주 실적은 154조5,000억 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3.7% 감소했다.



건설경기 불황은 취업자 수에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 건설업 취업자 수는 3년 9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또 올해 1분기 건설업 취업자 수의 전체 취업자 수 증가 기여율도 직전 11분기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건설업 취업자 수는 건설투자와 2~3분기 시차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 취업자 감소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 연구위원은 “최소한 2020년까지 감소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1분기 건설경기 침체에 대해 건산연은 민간 부문보다 공공 부문의 부진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박철한 부연구위원은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공사 발주는 늘렸지만 기성으로 진척되지 못하고 있어 부진이 지속하고 있다”며 “경기 부양 효과를 높이기 위해 공공부문 예산 투입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주택시장 또한 내림세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로 시장 관망세가 확산하고 있고, 전세가율과 주택매매 거래량이 동반 하락하면서 시장을 압박하는 형국이다. 김성환 부연구위원은 “거래량 감소와 전세가율 하락, 세계 부동산 경기 침체 양상을 기반으로 판단할 때 하반기 분양·매매시장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침체가 본격화되기 전 선제 대응 방안을 수립할 때”라고 밝혔다.
/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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