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봐온 ‘마동석’보다 진하고 강렬한 ‘마동석’을 볼 수 있습니다”
오는 15일 개봉하는 영화 ‘악인전’의 주연을 맡은 마동석(48·사진)은 최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관객들에게 그동안 보지 못한 악한 장면을 보여주고 싶어 많이 노력했다”며 “사람이 든 샌드백을 무자비하게 치는 장면 등 직접 제안한 폭력신도 있다”고 말했다.
마동석은 연쇄살인범을 쫓기 위해 형사와 손을 잡는 조직폭력배 보스 장동수 역을 연기했다. 그동안 영화 ‘비스티 보이즈’와 ‘감기’ 등에서 악역을 선보였지만 조직 보스로 나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부권 최대 조직의 보스인 장동수는 접촉사고를 가장해 접근한 연쇄살인마 K(김성규 분)의 습격을 당한다. 수많은 조직원과 자본을 가지고 있지만, 패턴도 흔적도 없는 K를 혼자 쫓는 일에 한계를 느끼고 강력반 형사 정태석(김무열 분)과 손을 잡는다.
그는 “이전 감독님들이 착한 마동석, 복수의 마동석, 주먹과 유머의 마동석을 원했다면 이원태 감독님은 악당 마동석을 원하셨다”며 “굉장히 악랄한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묘하게 응원하게 된다. 마지막에 오는 통쾌함이 좋았다”고 했다. 악당이지만 더 나쁜 악에 맞서 고군분투하는 장동수를 따라가다 보면 관객도 어느새 그에게 빠져든다는 이야기다.
형사 정태석도 정의의 사도는 아니다. 영화가 진행될수록 신념을 하나둘씩 버리다 나중엔 조직폭력배와 거래도 서슴지 않으며 두뇌 싸움을 벌인다. 마동석은 폭력에만 의존하는 대신 치밀하게 자료를 수집하고 행동하는 ‘지략가’ 같은 면모가 새로운 도전으로 다가왔다고 했다. 그는 “캐릭터와 드라마가 바뀌면 연기도 달라져야 한다”며 “보스 느낌을 내기 때문에 대사 속도를 배 이상 느리게 했다. 말을 할 때도 여유가 느껴지도록 힘을 뺐다”고 전했다.
그렇게 촬영된 ‘악인전’은 개봉 전부터 그에게 많은 선물을 안겨줬다. 14일 개막하는 제72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된 데 이어 할리우드 리메이크까지 확정됐다. 마동석은 리메이크작에서 같은 역할을 연기하며 프로듀서로도 참여한다. 그는 프로듀싱에 대해 “창작이 필요한 생산적인 작업”이라며 “연기하며 소비되는 에너지가 채워지는 느낌”이라고 했다. 영화 ‘부산행’이 칸 영화제에 초청됐을 때 일정 문제로 참여하지 못해 이번 레드 카펫이 남다를 법도 하지만 그는 “개봉이 더 긴장된다”며 “작품 편수가 늘어날수록 설렘과 부담감이 커진다”고 털어놨다.
마동석은 마블 영화 ‘더 이터널스’ 출연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마블 쪽에서 출연 제안이 먼저 왔다”면서 “이야기를 나눈 것은 맞지만 그 이후에는 진행된 사항은 전혀 없다”고 했다. 이어 “배역도 분량도 전혀 모르며 공식 발표를 기다려야 하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내년 하반기 개봉 예정인 이 영화는 초능력과 불사의 몸을 가진 이터널 종족을 다룬 탓에 다양한 인종의 배우들을 캐스팅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민구기자 1mi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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