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을 ‘문빠’, ‘달창’이라 지칭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발언이 “뜻을 모르고 무심코 사용해 사과드린다”는 해명이 나온 후에도 끝없는 비판 여론을 낳고 있다. 특히 나경원 대표의 페이스북 등 SNS 계정에는 “나도 뜻을 몰라 그렇다”며 비꼬는 네티즌들의 원색적인 비속어가 난무하는 상황이다.
앞서 11일 나 원내대표는 대구에서 열린 집회에서 문 대통령 지지자들은 ‘문빠’, ‘달창’이라 불러 논란을 일으켰다. 문빠는 문 대통령을 뜻하는 ‘문’과 열렬한 지지자를 뜻하는 ‘빠’를 뜻한 말이고, 달창은 ‘달빛창녀단’의 준말이다. 극우 네티즌들이 문 대통령 지지자 모임인 ‘달빛기사단’을 속되게 부르는 인터넷 은어로 여성을 비하하는 의미도 담고 있어 특히 논란이 됐다.
나 원내대표는 11일 집회에서 연설을 하며 “(대통령 특별대담 질문자로 나선) KBS 기자가 물어봤는데 그 기자가 요새 문빠, 달창 이런 사람들에게 공격 당하는 거 알지 않느냐”며 “묻지도 못하는 게 바로 독재 아니냐”고 말했다. 이후 발언이 논란이 되자 3시간 30분쯤 뒤 나 원내대표는 사과 메시지를 발표했다. 그는 입장문에서 “인터넷상 표현을 무심코 사용해 논란을 일으킨 점에 사과드린다”며 “정확한 의미와 표현의 구체적 유래를 전혀 모르고 특정 단어를 썼다. 결코 세부적인 그 뜻을 의미하기 위한 의도로 쓴 것이 아님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했다.
하지만 논란은 쉬이 가라앉지 않았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12일 “법관 출신인 나 원내대표가 달창이라는 생경한 단어를 의미도 유래도 모르고 썼다는 말을 믿을 수 있나. 모르고 썼다면 사리 분별력이 없는 것이고, 모른 채 한 것이면 교활하기 그지없다”고 비판했다. 손혜원 무소속 의원 역시 “모르고 쓴 게 더 한심한 일인 걸 아직도 모른다. 세상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드리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온라인 상에서 각 정당 지지자들이 싸우는 불씨가 되기도 했다. 13일 나 원내대표의 페이스북에는 ‘달창’의 뜻을 모르고 사용했다는 그의 말을 인용하며 원색적인 욕설·비속어 등을 하는 네티즌들이 넘쳐났고 이런 발언을 지적하는 댓글들이 또 달려 혼란을 빚는 상황이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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