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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삶의 리듬에 따른 예술의 변화

김성규 세종문화회관 사장





최근 1020세대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플랫폼은 무엇일까. 바로 15초 분량의 동영상을 만들어 올리는 틱톡(TikTok)이다. 기성세대의 눈으로 보자면 ‘이런 동영상을 왜 만들었지’ 하는 영상도 꽤 있지만 사회의 변화를 알기 위해서는 젊은 세대의 삶의 패턴과 리듬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틱톡에서 영상을 제작해 올리는 이들을 틱톡커(틱톡 크리에이터)라고 부른다. 립싱크를 하거나 춤을 추는 영상, 화장을 하거나 얼굴을 웃기게 변형하는 모습 등 개인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영상이 대다수인데 원하는 음악을 직접 선택할 수 있고 다양한 특수 효과와 화면분할 기능을 쉽게 적용할 수 있다. 특히 15초라는 짧은 길이의 영상은 스마트폰에 익숙한 1020세대에게 더욱 적합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전문가가 만들어놓은 편집 기능을 이용해 쉽게 동영상을 제작하는 이들을 크리에이터라고 부르는 것에 동의하지는 않는다. 수백만명의 팬을 거느리는 틱톡커가 직업이 되는 경우는 아주 소수일 것이다. 하지만 내 생각이 틀릴 수 있다. 왜냐면 젊은 세대의 삶의 패턴과 리듬은 나와 다르기 때문이다.

전 세계 5억명 이상이 이용한다는 틱톡의 운영사인 바이트댄스(Bytedance)의 기업 가치는 87조원까지 치솟아 차량공유업체인 우버(약 84조원)를 제쳤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과 비교해 아직 수익모델은 불확실하지만 젊은 세대에게 하나의 놀이문화로 자리 잡은 틱톡이 현재 대세임은 분명해 보인다.



이와는 반대로 과거에는 일반적이었던 것이 사람들의 삶이 변화하면서 오히려 독창적인 것으로 화제를 모으는 경우도 있다. 얼마 전 미국의 커피 전문점인 블루보틀이 한국에서 영업을 개시했는데 새벽부터 수백여명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고 한다.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워 커피계의 애플로 불리는 블루보틀이라는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기도 하겠지만 개성이 확실한 젊은 세대에게 핸드드립 방식으로 커피를 내리는 슬로커피가 유행인 것도 흥미롭다. ‘커피 한 잔에 왜 이렇게 열광을 할까’ 싶다가도 이제는 커피가 단순히 음료를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고 이 역시 삶의 패턴과 리듬에 따른 변화라는 점에서 수긍이 간다.

예술 역시 우리의 삶 속에서 계속 변화해왔다. 국악은 전통의 창조적 계승과 함께 타 장르의 문화예술과 영감을 주고받으며 현대적이면서도 세계적인 한국 음악을 만들어가고 한국 무용 역시 전통을 기본으로 현대적인 움직임을 결합한 한국적 컨템퍼러리댄스가 창작되고 있다. 물론 한편에서는 전통을 그대로 고수하며 우리의 것을 지키고자 실연하는 분들도 있다. 어느 방향이 맞고 틀리고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전통적이라서 혹은 현대적이라서 성공적이라고 할 수도 없다. 중요한 것은 삶의 리듬에 따라 예술의 리듬 또한 바뀌어 가고 있고 예술가와 예술단체가 어떻게 나가야 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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