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엽(사진) 민주평화당 새 원내대표가 14일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원내 대표들을 만나 ‘원포인트’ 개헌을 언급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함께 국회에 할당된 세비는 감축 내지 고정하되 국회의원 의석수를 늘리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양당 원내대표들은 적극적인 입장은 보이지 않고 미지근한 태도를 보였다.
유 원내대표는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나 “이번 주에 각 당 원내대표가 다 선출된다”며 “국회가 정상화되고 한국당이 선거법 협상에 참여하면 원포인트 개헌까지 꺼내 거기에 맞는 선거제 개편도 같이 다루자”고 제안했다. 이 원내대표는 “검토해보겠다”면서도 “개헌과 관련해 민주당 내에서 어떤 이야기도 없었기 때문에 즉답을 못 드린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의 입장은 100%의 완전한 연동형비례제로 가면서 의원수를 50명가량 늘리는 대신 국회 세비를 감축 내지 동결하자는 것이다. 아울러 이에 맞는 권력분산형 원포인트 개헌도 이뤄져야 한다.
유 원내대표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에게도 “한국당이 연동형비례제를 반대하지만 분권형개헌과 함께라면 검토해 볼 수 있다고 한국당 내에서 말이 나왔었다”며 개헌에 대한 한국당의 의중을 물었다. 그러나 나 원내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기형적”이라며 “대표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기존입장을 재확인했다.
유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고민이 깊어가는 밤들 같다”며 “민주당이 개헌에 대해 이야기를 잘 못하는 게 청와대에서 눌러놔서 그렇다는 얘기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분권형 개헌과 선거제는 세트로 논의해야 한다”며 “이것이 패스트트랙으로 형성된 국회파행을 발전적으로 해소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문희상 국회의장은 개헌에는 동의했으나 국회에 대한 신뢰 회복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유 원내대표를 만난 문 의장은 개헌불씨를 살려야 한다는 유 원내대표의 제안에 “패스트트랙은 논의의 시작”이라면서도 “국회가 신뢰를 받지 않으면 국민들은 국회의원 숫자가 하나라도 늘어나는 것에 진절머리를 낸다. 국회가 국가기관 중에 신뢰도 최하”라고 역설했다.
/방진혁기자 bread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