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나 주요 고객들의 자녀들을 특혜 채용한 혐의를 받고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에 대해 검찰이 원심과 같은 1년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항소1부(박우종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검찰은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이 전 행장에게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이 전 행장은 앞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우리은행 공개채용 서류전형 또는 1차 전형에서 규정상 합격할 수 없는 지원자들을 부정 합격시켜 해당 은행의 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이날 이 전 행장의 변호인은 “이 전 행장은 우리은행이라는 한 법인의 대표로서 채용 과정에서도 최종 결정권자”라며 “지원자들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합격자가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해서 업무를 방해했다거나 지원자들을 기망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 전 행장의 행태가 업무 공정성에 위반된다는 논란에 대해선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사기업으로선 원하는 직원을 뽑을 의무가 있다”며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채용절차가 공정하지 않았다고 업무방해를 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서류전형에서 배제됐어야 할 지원자들이 합격했다는 지적을 놓고는 “그런 조건은 실무진에서 임의로 정한 것”이라며 “공식적인 기준은 아니다”고 항변했다. 변호인은 이 같은 이유들을 근거로 이 전 행장에 대한 무죄 혹은 집행유예를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전 행장은 최후변론에서 “치열한 경쟁 환경 속에서 경쟁력 확보에만 주안점을 둔 나머지 지원자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 전 행장의 항소심 선고기일은 6월 20일에 열릴 예정이다.
/허진기자 h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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