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전문 매체인 더힐은 14일(현지시간) 중국과의 무역전쟁 심화로 농업계에 타격이 예상돼 오는 2020년 대선과 상하원선거를 동시에 앞둔 공화당 내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강공 드라이브를 지지하면서도 중국과의 무역갈등이 미 농가에 직접 피해를 줄 상황까지 악화하자 팜벨트(농업지대)의 표심을 잃을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실제 미 최대 투자은행인 JP모건은 “농산물 수출이 줄고 옥수수·대두가 흉작인데다 중국과의 무역전쟁이 계속돼 농업이 급속도로 위기에 빠지고 있다”고 진단했다고 이날 CNBC방송이 보도했다. JP모건은 이어 “미국의 대두 수출이 27% 줄었다”며 “경쟁 농업국의 풍년으로 수출경쟁도 한층 치열해져 미 농업에 ‘퍼펙트스톰’이 닥쳤다”고 덧붙였다.
조지아·아이오와 등 중남부의 트럼프 지지세가 강한 지역들이 무역분쟁으로 피해를 당하자 트럼프 정부도 농가에 150억달러의 지원계획을 지난 13일 밝히며 농심 달래기에 나섰다. 미 인터넷매체 복스는 농가 보조금 계획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 달래기 차원”이라며 “팜벨트 유권자의 75% 이상이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를 찍었는데 정작 트럼프의 무역전쟁으로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미 농민단체들은 정부 지원이 일시적인 데 비해 중국 시장을 잃는 피해는 영구적일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농업지대에서 공화당의 아성이 흔들리자 민주당은 시골 지역 유권자를 공략할 절호의 기회로 보고 지지율 높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다만 트럼프 정부도 내년 선거 이전에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끝낸다는 목표로 대중 압박 및 협상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중국을 향해 ‘최대 압박’을 가하면서 ‘대화 지속’을 손짓했다. 그는 “3,250억달러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강력히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협상이 잘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로이터는 이날 “미 재무부는 조만간 중국이 협상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최근 협상 결렬의 배경 중 하나로 “미국이 더 많은 농산물 구매를 강요하고 가격도 더 올리라고 요구했다”고 지적해 무역협상이 타결될 경우 미 농업계의 반사이익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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