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특별한 형제’를 연출한 육상효 감독은 최근 한국영화계의 영원한 거장인 임권택 감독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육 감독은 임 감독이 지난 1996년 연출한 ‘축제’에 시나리오 작가로 참여하며 임 감독과 사제의 인연을 맺은 바 있다.
임 감독은 최근 전화에서 “오늘 육 감독 영화를 봤는데 너무 좋아서 전화를 했다”며 “각본·연출·연기가 모두 좋고 정말 오랜만에 좋은 한국영화가 나온 것 같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아주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는 작품”이라며 “마음이 너무 좋아서 전화했다. 오늘은 아주 좋은 날”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육 감독은 임 감독과의 이런 일화를 담은 글 한 토막을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존경하는 스승에게서 민망한 칭찬이 흘러나와 몸 둘 바를 몰랐다”며 “감독님에게 직접 전화를 받은 건 20여 년 전 ‘축제’의 작가로 일할 때 약속 시간 문제로 통화를 나눈 이후 처음인 것 같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이어 “(지난달 열린) VIP 시사회 때 사모님을 통해서 조심스럽게 초대 의사를 문자로 여쭸는데 ‘감독님의 거동이 예전 같지 않아 오시기 힘들다’는 답장을 받았다”며 “그런 감독님이 댁 근처의 극장에서 직접 영화를 보시고 전화를 주신 것”이라며 거듭 감사를 표했다.
육 감독이 연출하고 신하균·이광수가 주연을 맡은 ‘나의 특별한 형제’는 장애인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린 작품으로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의외의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이 영화는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극장가를 장악한 상황에서도 누적 관객 133만명을 동원하며 손익 분기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임 감독을 스승으로 모시며 영화를 배운 육 감독은 ‘아이언 팜’ ‘달마야, 서울 가자’ ‘방가? 방가!’ 등의 작품을 연출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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