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다움(33) 씨는 지난해 9월 이케아 광명점 푸드팀에 합류하면서 삶이 새로워졌다고 한다. 평소 이케아 매장을 찾을 때마다 다양한 나이의 직원들이 밝게 웃으며 일하는 모습을 인상 깊게 느꼈다는 정 씨는 자신도 이케이 식구가 되면서 인생의 황금기를 맞았다고 말한다. “시간선택제 덕분에 쉴 때는 제가 좋아하는 여행을 다니면서 사진을 찍을 수 있어요. 삶의 행복지수를 일만큼 중요하게 여기는 분이라면 지원해보세요. 특히 외국어 등 그 어떤 스펙을 내세우기 보다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적극적으로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해보십시오.”
국내 1위 가구기업인 한샘과 글로벌 가구기업인 이케아의 공통점은 사람을 중시하는 ‘열린 채용’이다. 차별 없이 공평하게 직원을 뽑고 여성의 삶과 다양성을 인정하는 원칙을 지켜나간다.
16일 한샘에 따르면 올해 영업직 공채는 세 차례다. 지난달에 이어 7월, 10월에 진행된다. 올해 150여명을 뽑을 방침이다. 가구업계에서 첫 매출액 2조원을 넘긴 한샘은 대형 복합매장인 12곳의 한샘디자인파크와 400여개의 대리점을 갖춘 전국 단위 기업이다.
한샘은 깐깐하게 인재를 고르는 회사로 유명하다. 한샘은 외부 전문 채용 인증기관에 의뢰해 서류전형 기준 수립부터 면접관 교육과 면접 시 참관·교육 내용 준수 여부까지 검증받는다.
지난해 8월 영업직 공채 2기에서는 ‘블라인드 채용’ 방식을 도입했다. 지원자는 이름과 연락처 외에 개인 정보를 공개할 수 없다. 사진이나 나이, 출신학교, 어학 점수를 기재할 경우 감점을 받는다. 한샘 관계자는 “출신과 육아로 경력이 단절됐단 30대 후반의 어머니가 직원으로 채용됐다”며 “직무에 대한 관심, 적합성, 지원자의 열정만 평가한다”고 말했다.
취업 문턱을 넘으면, 직원에게 자율권과 안정감을 최대한 주자는 게 한샘의 복지원칙이다. 지난해 8월 전체 임직원 약 3,000명의 4%인 120여명의 계약직 직원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신규 채용은 정규직으로 이뤄진다.
특히 한샘은 여성이 육아에 대한 고민 없이 편하게 일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대표적인 복지가 ‘모성보호제’다. 임신 전 기간에는 6시간 근무만 주어지고 ‘피씨 오프(PC-OFF)제’를 도입했다. 육아 휴직은 2년으로 늘렸고 한샘 사옥 2층에서 사내어린이집이 운영된다.
한샘은 상대적으로 취업하기 어려운 여성에게는 취업 문턱을 낮췄다. 한부모 가정의 경우 생활용품의 판매·물류직종에 응시하면 우선적으로 채용된다. 전국 10개의 직영 매장 생활용품관에서 하루 8시간 일하고 필요할 경우 근무 시간대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한샘 관계자는 “입사 후에는 다양한 직급별, 직무별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할 수 있다”며 “가고 싶은 회사, 머물고 싶은 회사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케아는 개방적이고 솔직한 기업 문화로 유명하다. 이런 문화는 채용 원칙에서도 잘 드러난다. 연령을 비롯해 성별, 신체능력뿐만 아니라 성 정체성까지 문제 삼지 않는다. 이케아 관계자는 “우수한 사람이 아니라 이케아 가치에 맞는 사람을 채용하려고 한다”며 “현재의 모습보다 재능과 잠재력, 가능성이 더 우선된다”고 말했다.
이케아에 취업하려면 모두 동일한 채용 절차를 거쳐야 한다. 모든 채용 공고는 이케아 홈페이지로 단일화됐다. 이케아의 채용공고는 단순하다. 국가, 위치, 직업 분야, 사용 언어, 근무시간, 근무 유형 등 총 6가지만 선택하면 된다. 이케아는 지원자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검토를 거친 후 개별·그룹 인터뷰 등을 통해 직원을 선발한다. 글로벌 기업이지만 영어 능력은 지원 필수 요건이 아니다. 또 직원이 되면 희망하는 부서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다. 신규 매장(한국엔 광명점, 일산점)이나 다른 매장 진출 국가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도 마찬가지다. 해외에서 일하고 싶은 청년들이 이케아를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이케아는 2017년 8월 기준으로 29개 국가에서 35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케아의 또 다른 강점은 높은 시급이다. 아르바이트 소개 업체인 알바몬이 지난해 유통 브랜드 88곳의 시급 공고를 분석한 결과 이케아가 9,918원으로 전체 평균(7,864원)을 웃돌았다.
/양종곤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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