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이 16일 문재인 대통령을 ‘한센병 환자’에 빗대 표현해 또 정치권이 발칵 뒤집혔다. 지난 주말 ‘문빠’, ‘달창’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던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시작으로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15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향해 “사이코패스 수준”이라고 지칭하는 등 정치권의 막말 릴레이가 도를 넘어섰다는 비판도 나온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의원은 전날인 16일 오후 YTN 라디오 ‘더뉴스-더정치’에 출연해 “상처가 났는데도 고통을 느끼지 못한 채 방치해 상처가 더 커지는 병이 한센병”이라며 “만약 문 대통령께서 본인과 생각이 다른 국민들의 고통을 못 느낀다면 이를 지칭해 의학용어를 쓸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는 전날 이정미 대표가 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가리켜 “국회에서 5·18 특별법을 다루지 않고 다시 광주에 내려가겠다고 발표한 것은 거의 사이코패스 수준”이라고 언급한 것을 두고 라디오 방송에 함께 출연한 민주당 표창원 의원과의 논쟁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다. 나경원 원내대표의 ‘달창’ 발언으로 막말 논란이 빚어지는 가운데 표 의원이 “사이코패스는 학술 용어로 언론에서도 사용하는 대중적인 용어이기에 나 원내대표와는 다르다”는 취지의 옹호 발언을 한 것에 대한 반박이었다. 김 의원은 “사이코패스라는 표현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표 의원께서 변명하시니 똑같은 잣대를 들이댈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국민이 이렇게 고통스러워하면서 경제 정책 수정을 요구하는데도 문 대통령은 하나도 변하지 않고 공감하지 못하는 말씀을 하고 있다”며 한센병을 언급했다.
김 의원의 발언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은 “한센인을 비하하는 것은 물론 대통령 모욕”이라고 비판했고 정의당도 “막말을 향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어간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은 “급기야 ‘사이코패스’가 ‘한센병’으로 이어져 막말이 막말을 낳는 ‘악순환’이 안타깝다”며 “비유에도 금도가 있기 때문에 누군가는 막말 릴레이에 단호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고 논평했다. 이 대변인은 또 “사이코패스는 괜찮고 한센병은 안 된다는 모순과 이중성도 측은하다”며 민주당도 공격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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