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윗 등 SNS 업무를 관장하는 댄 스커비노가 백악관의 새로운 실세로 떠오르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스커비노를 이리로 들여라:트럼프의 트위터 권위자가 내부자 중의 내부자가 됐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에서부터 시리아 철군 문제에 이르기까지 모든 정책을 ‘인증’하는 데 있어 그의 디지털국장에게 의존한다”고 보도했다.
올해 43세인 그는 16세의 나이에 ‘골프 캐디’로 트럼프 대통령과 첫 인연을 맺은 뒤 트럼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하는 최측근으로 자리매김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17만9,700달러(약 2억1,400만원)의 연봉을 받고 있으며 몇달 전에는 소셜미디어 국장에서 디지털 전략 선임 보좌관이라는 업그레이드된 새 직책을 부여받았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발표 소식에 이를 반대하는 의원들이 철회 요청을 위해 백악관에 몰려오자 대통령은 회의 중 “스커비노를 안으로 들여라”고 지시했고, 곧이어 들어온 그는 시리아 철군과 관련해 SNS에 올라온 긍정적 댓글들을 보여주며 의원들을 ‘제압’하며 스커비노의 ‘파워’를 드러냈다.
또 지난해 8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 부진을 이유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을 전격 취소 지시한 뒤 집무실내 ‘결단의 책상’에서 대북 대응 회의를 하는 장면이나 지난 1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방미,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는 장면도 스커비노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공개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관리인’인 스커비노는 지난 2016년에 이어 2020년 대선 캠페인 때에도 SNS 전략과 관련해 ‘핵심 병기’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고 폴리티코는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대(對)이란 제재를 앞두고 만든 ‘제재가 오고 있다’나 지난달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결과 보고서 공개 직후 ‘게임은 끝났다’는 반응 등 인기 미국 드라마 ‘왕자의 게임’을 패러디한 메시지들도 스커비노의 머릿속에서 나온 작품이라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백악관 인사들에 따르면 스커비노는 하루에도 백악관내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를 6번 이상 오갈 정도로 가족 다음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자주 대화를 나누는 인사로 꼽힌다. 백악관 회의에도 대부분 배석한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살피고자 하는 참모들이 스커비노 국장에게 체크하곤 한다는 후문이다.
또 스커비노는 워낙 오랫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시간을 많이 보냈기 때문에 화법 모방이 전문가급이라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일각에서는 진짜 트럼프가 올린 트윗과 그가 트럼프의 화법을 모방해 올린 트윗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함께 백악관에 입성한 ‘원년 멤버’ 가운데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생존자’이기도 하다.
다만 우호적인 인사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 지지자들을 묶어주는 핵심 끈인 트윗을 미세조정하는 소셜미디어의 ‘개척자’로 평가받고 있지만 비판하는 쪽에서는 그는 ‘예스맨’이자 종 통계 등 대통령이 좋아할 만한 ‘정보’들만 제공해 결과적으로는 대통령을 망치는 사람이라는 비난을 받는 등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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