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청와대 비서관 5명을 한꺼번에 교체하는 청와대 내부 쇄신인사를 단행했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사퇴한 신미숙 균형인사비서관 후임에는 권향엽(51) 더불어민주당 여성국장을 발탁했고 법무비서관에 김영식(52)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중소벤처비서관에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이사 사장을 지낸 석종훈(57)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장을 각각 임명했다.
아울러 여성가족비서관에 홍승아(58)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정책운영위원, 농해수비서관에는 박영범(54) 지역농업네트워크 협동조합 연합회 회장을 임명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출범 3년 차를 맞아 현장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분들을 인선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인사 라인의 핵심인 균형인사비서관에 민주당 출신 여성국장을 임명한 것은 여성인재 중용 등 균형인사 본연의 업무 전문성을 고려하는 한편 다분히 내년 총선을 겨냥한 인선으로도 풀이된다. 내년 총선 공천을 앞두고 여권 내부에서 적절한 인적 배분이 이뤄져야 할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중소벤처비서관에 기업경영 경험이 풍부한 석 비서관을 등용한 것은 문 대통령이 강조해온 ‘스케일업’ 등을 청와대 내부에서 실무 지휘할 인재가 필요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스케일업은 창업기업들을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스타 중견기업으로 키우는 것으로 석 비서관이 주력하던 분야이기도 하다. 이와 더불어 문재인 정부 들어 부쩍 업무 강도가 높아진 법무비서관에는 판사 출신인 김 비서관이 발탁됐다.
청와대는 이르면 다음주 비서관들을 추가 교체하고 정부부처 차관급 7~8명에 대한 인사도 단행할 예정이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유민영 홍보기획비서관, 서호 통일비서관, 김봉준 인사비서관, 김혜애 기후환경 비서관 등이 교체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서 비서관은 천해성 통일부 차관 후임으로 검토되고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 후임으로는 손병두 금융위 사무처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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