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당의 큰 어른으로서 용단을 내려주길 마지막으로 간곡히 호소한다“며 손학규 대표의 퇴진을 요구했다. 한 달 넘게 최고위원회를 보이콧 했던 하태경·권은희·이준석 최고위원들도 이날 복귀해 지도부 퇴진에 입을 모았다. 반면 손 대표는 ”사퇴하지 않는다. 죽음의 길로 들어섰다“며 사퇴론을 일축했다.
오 원내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손 대표에게 “당과 후배를 위해 용단을 내려달라는 게 원내대표 경선에서 확인된 민심이다. 이를 따르는 게 민주주의고 책임정치”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간 최고위에 불참했던 바른정당계 의원들 역시 이날 복귀해 손 대표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손 대표 체제로는 자강·화합·개혁이 안 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며 “저희 최고위원들도 손 대표와 함께 물러나 백의종군할 마음의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바른정당계로 분류되는 이준석 최고위원과 권은희 최고위원 역시 각각 “(당 대표의) 용기 있는 결단이 당의 새 전기를 열기를 기대한다”, “우리 당이 좋은 모습을 보이기 원한다면 지도부 총사퇴밖에 길이 없다”고 주장했다.
손 대표의 ‘계파 패권주의’, ‘수구 보수’ 발언에 대한 사과와 진상규명도 요구했다. 오 원내대표는 “어제 당 대표가 같은 당 동지를 수구 보수로 매도하면서 의원들의 총의를 패권주의라고 비난한 것은 참으로 의아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지난 8일 의원총회에서 화합과 자강, 혁신하자고 약속하면서 민주평화당이든 자유한국당이든 통합하는 일도, 총선 연대도 없다고 못 박았는데 누가 수구 보수이고, 패권주의냐”며 손 대표의 사과를 요구했다.
아울러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손 대표의 지명직 최고위원 2명 임명 무효, 정책위의장·사무총장 등 당직 인사의 최고위 과반 동의 등을 긴급 안건으로 제안, 의결할 것을 요구했다. 하 최고위원은 손 대표를 겨냥해 “최고위원 협의 없이 지명된 두 분의 최고위원 무효를 결의하는 것. 이 안건을 오늘 최고위 긴급 안건으로 상정해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또 “정책위의장과 사무총장을 뽑는 문제에 있어 최소한 최고위 과반 의결로 통과시켜야 하고 총선까지 당의 인사는 최고위 과반을 통과해야 한다는 안건을 두 번째 긴급안건으로 상정한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이러한 사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최고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손 대표는 “나는 사퇴하지 않는다. 죽음의 길로 들어섰다”며 “이 길로 총선 승리로 가겠다는 게 내 입장”이라고 말해 사퇴론을 일축했다.
/김인엽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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