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콤파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모하맛 이크발 인도네시아 경찰청 대변인은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이달 들어서만 29명의 테러 용의자가 검거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크발 대변인은 “올해 1~2월 검거된 테러 용의자는 각각 4명과 1명에 불과했지만 3월 20명, 4월 14명 등으로 급증하는 추세를 보였다”며 “테러범의 공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22일에는 거리에 나서지 말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주인도네시아 미국대사관은 지난 17일 안전 경계경보를 통해 자국민들에게 “선거 결과 확정과 관련한 테러 위험이 고조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도 안전공지에서 “대규모 집회 또는 시위가 벌어지는 장소 인근에는 가급적 이동을 자제하고 주변에 유사한 움직임이 있으면 조속히 해당 지역을 벗어나는 등 안전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례적 경고 이유는
야권 대선 결과 불복 집회서
IS 추종세력 테러 정황 포착
인도네시아 경찰이 오는 22일 외출 자제를 경고한 것은 최근 이슬람국가(IS) 추종세력이 대선 결과 발표에 맞춰 테러를 준비하고 있다는 정황들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이달 초 체포된 피의자 중 일부는 대선 결과 발표 직후 열릴 야권의 선거 불복 집회에서 폭탄을 터뜨려 반정부 폭동을 유발하려는 음모를 꾸몄던 것으로 드러났다. 올 들어 체포된 테러 용의자들을 보면 대부분 IS 연계 현지 테러조직인 자마안샤룻다울라(JAD) 조직원들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경찰은 IS가 시리아·이라크 점령지를 상실한 뒤에도 건재하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테러를 준비해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달 17일 치러진 대선에서 이슬람 강경파를 기반으로 한 야권의 패배가 사실상 확실시되는 것도 IS 추종세력의 활동을 부추기고 있다. 이달 18일 기준 선거관리위원회(KPU)의 개표 집계에서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과반을 득표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야권 대선 후보인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인도네시아운동당(그린드라당) 총재는 개표조작 등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선거 불복을 예고한 상황이다. 인도네시아 내 IS 추종자들은 이슬람 신정국가 건설을 가로막는 현 민주주의체제를 부정하며 전국 각지에서 테러를 벌여왔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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