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17일 치러진 대선에서 55.5%의 득표율을 얻어 연임에 성공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조코위 대통령이 44.5%의 득표율을 기록한 야권 후보 브라보워 수비안토 대인도네시아운동당(그린드라당) 총재를 10%포인트 차로 따돌리고 승리했다고 발표했다.
아리프 부디만 선관위 위원장은 이날 중계방송을 통해 “21일 발표된 이번 결정은 즉각 효력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도네시아 야권은 대선 불복 집회를 강행키로 한 상태가 정정 불안이 예고된다. 수비안토 총재의 지지자들은 자카르타 시내 선관위 인근에서 이날부터 이틀 일정으로 집회를 연다. 이들은 조코위 현 대통령과 정부, 여당이 개표조작을 비롯한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부정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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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東)자바주(州) 등지에선 ‘지하드 투어’ 등의 이름을 내걸고 야권 지지자들을 모아 상경 투쟁을 벌이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인도네시아 최대 이슬람 단체인 나들라툴 울라마(NU) 창립자의 손자 중 한 명인 구스 아암은 “동자바주에선 18일 저녁부터 일부가 기차와 버스, 비행기, 승용차 등을 이용해 자카르타로 이동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동자바주에서만 1만명 이상이 대선 불복 집회에 참석하며, 이미 2,500명가량이 자카르타에 도착했다고 덧붙였다.
집회를 주도한 무슬림 단체 ‘쁘르사우다라안 알룸니 212’(PA212)는 IS 추종자들에 의한 테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찰의 경고에도 예정대로 집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PA212의 노벨 바묵민 대변인은 “사람들이 거리에 나서길 원하는 한 우린 그들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단체는 2016년 조코위 대통령의 오른팔이었던 중국계 기독교도 자카르타 당시 주지사에게 신성모독을 저질렀다는 누명을 씌웠던 무슬림 과격파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이들은 종교적으로 중도 성향인 조코위 대통령의 재선을 저지하기 위해 이번 대선에서 프라보워 후보를 지지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테러와 소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며 외출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KPU와 자카르타 시내 주요 시설에는 군경 3만2,000명이 배치될 예정이다. 실제로 현지에선 이슬람국가 건설을 주장하는 이슬람 원리주의자를 비롯한 민주주의 부정 세력들이 야권의 대선 불복 집회를 악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경찰은 시민혁명을 일으켜야 한다고 선동하는 이들까지 나타나자 과격 성향의 야권 지지자와 상경 투쟁 조직책 등을 잇달아 연행해 조사하고 있지만, 야권은 집회 강행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번 집회에는 프라보워 후보도 직접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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