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150억달러(약 18조원)가 넘는 농작물 지원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팜벨트(중부 농업지대)’가 미중 무역전쟁의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내년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핵심 지지층 챙기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미 정부가 미중 무역갈등으로 피해를 당한 농가에 대한 지원책을 이르면 23일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는 대두 농가에 부셸(27.2㎏)당 2달러를 비롯해 밀 농가에 63센트, 옥수수 농가에 4센트를 지원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는 트럼프 정부가 지난해 농가 자금 지원, 농산물 구매 등을 위해 내놓은 120억달러의 지원을 웃도는 규모다. 소니 퍼듀 미 농무장관은 지난주 농가 지원 규모가 200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농가에 대한 대규모 지원은 무역전쟁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팜벨트 유권자들을 달래려는 조치로 보인다. 아이오와·조지아주를 비롯한 팜벨트는 지난 2016 대선 당시 유권자의 75%가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을 정도로 공화당의 전통적 텃밭이다. 하지만 통상갈등이 격화할 때마다 농산물이 중국 측 보복의 표적이 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은 지난해 무역전쟁이 고조되자 미국산 대두에 25%의 관세를 매기고 수입을 중단했으며 이후 수입이 재개됐지만 최근 무역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중국의 대두 수입 전망은 다시 불투명해졌다.
지난해 미 농가 소득은 전년 대비 16% 감소한 630억달러로 2013년의 절반 수준에 그쳤으며 농산물 가격 하락과 홍수 등이 겹쳐 파산신청을 한 농가도 급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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