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혈·감염질환과 함께 3대 산모 합병증의 하나로 불리는 임신중독증(임신성 고혈압)은 주로 임신 20주 이후에 발생한다. 의료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발생률이 줄고 있는 다른 산모 합병증과 달리 발생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임신중독증으로 병·의원을 찾는 산모는 연간 1만명이 넘고 2014~2018년 사이 46% 증가했다.
A씨는 중증 임신중독증 때문에 첫아이를 임신 39주에 응급 제왕절개수술로 출산했다. 그래서 강남차병원에서 둘째 임신 32주부터 최신 임신중독증 조기 예측 검사(태반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SFlt-1/PLGF 비율 검사)로 모니터링을 하다 수치가 올라가자 임신중독 증상이 나타나기 전인 37주에 제왕절개로 출산했다. 임신중독증은 A씨와 태아 모두에게 위험하기 때문이다.
임신중독증은 △임신부에게 폐 쪽에 물이 차는 폐부종, 콩팥·간 기능 이상, 두통, 상복부 동통, 시야 장애 등 △태아에게 혈류 부족으로 인한 심한 저체중과 태반·자궁박리→응급 제왕절개수술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혈관 수축에 따른 고혈압이 심한 경우 경련(전자간증)을 일으켜 둘 다 위험해질 수도 있다.
주로 임신중독증 과거력·가족력이 있는 경우, 첫 임신, 35세 이상, 비만, 다태아 임신, 만성 고혈압, 편두통, 당뇨병, 콩팥(신장)질환 등의 병력이 있는 경우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아직까지 임신중독증의 정확한 발생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확실한 예방이 어렵다.
고혈압, 단백뇨, 손발부종 등이 임신중독증의 주요 증상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임신중독증 환자의 38%에서는 고혈압·단백뇨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명백한 증상이 없거나 증상이 정상 임신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것과 유사한 경우도 있어 산모들이 쉽게 알아차리기 어려울 수 있다.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 급격한 체중 증가(1주일에 0.9㎏ 이상), 갈비뼈 바로 아래쪽 배의 극심한 통증, 지속되는 심한 두통, 얼굴·손·발에 생긴 부종 등 다섯 가지 증상 중 하나라도 나타난다면 병원을 찾아가 전문의와 상담해보는 것이 좋다.
전문의의 진단에 따라 증상이 있거나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임신부는 임신중독증 검사를 받을 수 있다. 한국로슈진단 제품의 경우 혈액검사로 진행되며 결과에 따라 향후 4주간 임신중독증 발생 여부를 예측해 적절한 조치를 하게 된다. 건강보험 급여 기준에 해당하는 산모라면 검사비의 50%만 부담하면 된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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