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회사 퀄컴이 미국 법원에서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는 판결을 받자 22일(현지시간) 개장 전 거래에서 주가가 13% 급락하는 등 향후 라이선스 사업 불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캘리포니아 산호세 연방 지방법원의 루시 고 판사는 퀄컴이 휴대폰 반도체 시장에서 불법적으로 경쟁을 억압하고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과도한 특허료를 챙겼다고 판결했다.
판사는 “퀄컴의 라이선스 사업 관행은 수년 동안 CDMA와 프리미엄 LTE용 모뎀 칩 시장의 경쟁을 저해했다”면서 “퀄컴은 차세대 네트워크(5G)를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모뎀칩 개발에 있어서 선두 지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관행이 지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퀄컴에게 고객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재협상하고 경쟁사들에게도 정당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특허 사용권을 제공하라고 명령했다. 또 애플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과 독점 공급 계약을 맺지 못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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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2017년 퀄컴을 반독점법 위반 협의로 제소했다. FTC는 퀄컴이 휴대폰에 사용되는 핵심 반도체 기술의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반경쟁적 행위를 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결정으로 퀄컴이 자사 특허와 관계없는 디스플레이나 카메라 혁신으로 부당하게 이득을 얻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해 온 애플과 삼성전자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또한 경쟁사들에게도 특허 사용권을 제공하라는 판결로 퀄컴은 스마트폰 한 대 당 최대 400달러(약 48만원)에 달하는 5%의 로열티를 포기하고 대신 모뎀침 판매 가격인 15~20달러에 만족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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