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3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10주기 추도식 참석을 위해 방한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만나 “한미동맹의 파트너였던 노 전 대통령의 10주기 참석 자체만으로도 한미동맹의 공고함을 보여주는 아주 상징적인 일”이라며 사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상춘재에서 부시 전 대통령을 45분간 접견해 “이번에 노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모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문해주신 것을 아주 감사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과 부시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에 체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열린 6자회담 등이 한미동맹의 기틀을 다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저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그 정신을 이어 한미동맹을 더 위대한 동맹으로 발전시켜나가기 위해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며 “대통령께서도 한미동맹의 발전을 위해 계속해서 관심과 지원을 보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날 만남에서 노 전 대통령과의 추억을 회상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과 저는 좋은 기억이 많다”며 “저희 부부와 노 전 대통령 부부만 단독으로 가졌던 오찬 생각도 나는데 그때는 일이 아닌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런 것들이 우정을 돈독하게 했다”고 말했다. 또 노 전 대통령의 직설적인 화법이 한미 간 대화를 원활히 했다고도 평가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대부분의 정상들은 마음속에 있는 말을 솔직하게 털어놓지 못할 때가 많은데 노 전 대통령은 직설적으로 본인의 생각을 말하고는 했다”며 “그래서인지 저와 노 전 대통령은 편하게 이야기를 하곤 했다. 이러한 대화가 양국 정상 간 좋은 관계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퇴임 후 전업 화가로 변신한 부시 전 대통령이 그린 노 전 대통령의 초상화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께서 손수 그린 노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유족들에게 전달하실 계획이라고 하니 아마 유족들에게는 그보다 더 따뜻한 위로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고마움을 전하자 부시 전 대통령은 웃으며 “(초상화가) 노 전 대통령과 닮았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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