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미국이 중국에 때린 관세의 대부분을 미국 기업들이 부담하고 있으며 미중 소비자들이 무역전쟁의 ‘루저(loser·피해자)’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IMF의 고피나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3일(현지시간) 블로그에 올린 공동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거둬들인) 관세 수입은 거의 전적으로 미 수입업체들로부터 나왔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미국의 수입업자들이 고스란히 부담했다는 얘기다.
AFP통신은 “(대중 관세에 따른) 관세를 중국이 지불하고 있으며, 이는 미 국고에 수익을 제공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대중 관세에서 “1천억 달러 이상을 얻게 될 것”이라면서 중국과의 관세전쟁으로 미국 소비자가 피해를 본다고 생각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면 된다. 전혀 관세가 없는 것이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고피나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세탁기 등과 같이 대중 관세 가운데 일부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전가돼왔고, 나머지는 미 수입업체들이 이익 마진을 낮추면서 관세 충격을 흡수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이 부과한 관세를) 중국이 아닌 미국 소비자들과 기업들이 부담해왔다”면서 “미국과 중국의 소비자들이 분명히 무역 긴장의 ‘루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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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통신은 이 같은 지적에 “대부분의 민간 이코노미스트들이 수개월간 주장해왔던 것을 IMF 보고서가 결론지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고피나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행정부가 나머지 중국산 제품 전체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경우 경제 피해는 더 악화할 것이라면서 “단기적으로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을 약 0.3%포인트 축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피나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현 상황에서는 글로벌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지만 최근의 (긴장) 격화는 비즈니스와 금융시장 심리를 크게 훼손할 수 있고 글로벌 공급체인을 붕괴시키고 올해 예상되는 글로벌 성장세 회복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IMF는 미중 무역갈등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경우 전 세계 경제성장률이 0.2∼0.8%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IMF는 지난 4월에는 중국·유로존의 경기둔화, 글로벌 무역갈등, 금융시장 불확실성 등을 리스크 요인으로 꼽으며 올해 세계경제 성장전망치를 기존보다 0.2%포인트 하향, 3.3%로 제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0일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했으며. 이것이 본격 발효되면 미국은 총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게 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또 나머지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도 25%의 관세 부과를 위한 준비절차에 돌입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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