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건강 에세이] 다리가 아픈데 허리 디스크?

백경일 강북힘찬병원 의무원장

신경외과 전문의





“제가 아픈 곳은 다리인데 병명이 ‘허리 디스크’라고요?”

40대 박모씨는 세 달 전부터 복숭아뼈 위쪽 정강이가 저리고 쑤시는 증상을 겪었다. 다리에 문제가 생겼다고 생각해 침도 맞고 물리치료도 받았지만 증상이 나아지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이 심해지고 움직이는 것조차 쉽지 않아져 자리를 보전하고 눕게 됐다. 그러던 중 “허리 디스크가 있어도 다리가 저리고 쑤신다”는 지인의 말에 병원을 찾았고 허리 디스크로 불리는 ‘퇴행성 추간판탈출증’이라는 정확한 병명을 알게 됐다.

진료실을 찾는 분들 중 다리가 아파 찾아왔다가 허리 디스크 판정을 받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일반적으로 허리 디스크라고 하면 허리 통증만 생각한다. 하지만 허리 디스크 환자 중에는 엉덩이나 다리의 통증을 호소하거나 다리가 저린 증상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또 대부분의 허리 디스크 환자는 허리보다 다리 통증을 더 심하게 느끼는 경향이 있다.

허리 디스크인데 다리에 통증을 느끼는 것은 디스크가 주로 뒤쪽으로 돌출되기 때문이다. 척추 뒤쪽에는 허리에서 다리로 내려가는 척추신경이 있다. 돌출된 디스크가 척추신경을 누르면 다리가 찌릿하게 전기가 통하는 것처럼 저리고 아프다. 하반신 감각이 떨어지고 다리에 힘이 빠지는 듯한 증상도 나타난다. 엉덩이, 허벅지, 장딴지 뒤쪽과 바깥쪽을 따라 발바닥까지 통증이 이어지기도 한다.

만약 다리 통증의 원인이 허리 디스크로 의심된다면 자가진단법으로 확인해볼 수 있다. 바닥에 누워 무릎을 굽히지 않고 한쪽 다리를 들어 올렸을 때 다리가 당기거나 통증이 느껴지는지 확인해보면 된다. 정상인의 경우 70~80도에서 통증을 느낀다. 하지만 허리 디스크 환자는 다리를 올릴 수 있는 각도가 훨씬 작다. 또 까치발이나 발뒤꿈치로만 걸었을 때 뒤뚱거리면서 잘 걷지 못한다면 허리 디스크일 가능성이 있다.



허리뿐만이 아니다. 목 디스크도 다른 부위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그중 하나가 손 저림이다. 목 디스크는 목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가 빠져나와 신경을 누르면서 발생한다. 주로 목의 뻐근함을 느끼거나 팔과 손이 저리고 당기는 증상이 나타난다.

손목을 이루는 뼈와 인대로 이뤄진 작은 통로인 수근관(손목터널)에 문제가 생기는 수근관증후군(손목터널증후군)도 손 저림 증상이 나타난다. 그런데 목 디스크로 인한 손 저림과는 어느 정도 구별할 수 있다. 목 디스크일 때는 목을 뒤로 젖히면서 아픈 쪽으로 회전시키면 팔과 어깨 주변이 저리고 아프면서 손까지 저린다. 팔을 올리면 저림 증상이 호전된다. 반면 수근관증후군은 양 손등을 90도로 마주해 밀면 손목에서 신경의 압박이 심해져 손이 저리게 된다.

또 오랜 기간 두통이 느껴지지만 뇌에는 이상이 없는 등 원인을 알 수 없는 두통이 지속돼도 목 디스크를 의심해봐야 한다. 환자 중에는 무려 5년 동안 편두통으로 잘못 알고 두통약을 계속 복용한 분도 있었다. 주로 뒷목이 당기고 머리 뒤쪽에서 두통이 느껴지면 편두통으로 착각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목 디스크로 인한 두통일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통증을 느끼는 위치와 질환의 부위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통증이나 증상만으로 특정 질환을 함부로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다. 특히 디스크의 경우 디스크가 돌출될 때 주변의 신경을 자극하면 다른 부위에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를 방치해 치료 시기를 놓치면 상태가 더욱 악화하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만약 아픈 부위에 대한 보존적 치료를 해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다른 부위에 원인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 이럴 때는 숙련된 전문의를 찾아가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현명하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