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정부가 첨예해지는 미국과 이란의 긴장을 완화하는 중재 역할을 자임했다.
26일(현지시간) 알자지라에 따르면 무함마드 알리 알하킴 이라크 외무장관은 바그다드에서 열린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중재자로서 (긴장 완화를) 도우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알하킴 장관은 “이라크가 만족스러운 해법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실제 군사 충돌로 이어지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형제와 같은 이란에 대한 미국의 일방적인 경제 봉쇄(제재)는 효과가 없다”며 “(이 문제에서) 이라크는 이란의 편에 서겠다”라고 말했다.
이라크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서 예외를 인정받아 6월까지 이란에서 전력과 발전용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입할 수 있다. 이라크는 지정학적으로 이란과 밀접하면서도 미국과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덕분에 중재 역할에 적임이기도 하지만, 양측의 대립에 휘말려 군사 충돌의 현장이 될 수도 있다.
이라크에는 미군 5,200여명이 주둔하지만 동시에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도 만만치 않은 군사력과 정치적 영향력이 있다.
자리프 장관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란은 현재 긴장 상황을 끝내기 위해 대화 제안을 언제나 환영하고 걸프 지역 국가와 좋은 관계를 추구한다”라며 “걸프 지역 모든 국가에 불가침조약을 맺자고 제안한다”고 말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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