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부시게’의 여운이 지나가기도 전 새로운 알츠하이머 이야기가 등장했다.
한 여자와 두 번 사랑에 빠지는 남자와 이별의 끝에서 다시 사랑과 마주하는 여자. 삶을 뒤흔드는 시련과 이별 앞에서 ‘어제의 기억’과 ‘내일의 사랑’을 지켜내는 절절하고 아름다운 순애보로 피할 수 없는 눈물바다를 예고했다.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팰리스 서울에서 JTBC 월화드라마 ‘바람이 분다’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정정화 감독과 배우 감우성, 김하늘, 김성철, 김가은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바람이 분다’는 이별 후, 다시 사랑에 빠진 두 남녀가 어제의 기억과 내일의 사랑을 지켜내는 로맨스를 그린 작품. 섬세한 연기로 가슴 깊은 곳을 파고드는 ‘멜로 장인’ 감우성과 김하늘의 조합으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정화 감독은 “알츠하이머 환자의 아픔을 그린 드라마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작가님의 말을 빌리자면 ‘단짠단짠’한 이야기가 나온다. 눈물 뿐만 아니라 재미있는 부분도 담겨 전체적으로는 ‘사랑의 의미’를 찾아가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첫사랑 그녀와 ‘두 번째 사랑을 꿈꾸는 남자’ 권도훈으로 등장하는 감우성은 “삶이 쳇바퀴 돌 듯 비슷한 것 같지만 들여다보면 많은 이야기를 담고 살아간다”며 “권도훈이라는 사람의 인생을, 그의 삶을 들여다보신다는 마음으로 작품을 접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알츠하이머 역할이 처음인 만큼 새로운 도전이다. 최대한 나를 보면서 쉽게 생각하려 한다”며 “많은 치매 환자들이 주변에 계신데 10년 20년 전부터 서서히 진행되기에 관심을 쏟지 못하고 증상을 놓치는 경우가 많단다. 내 모습을 보시면서 ‘저렇게 되면 안되겠다’고 소름끼치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는 각오를 전했다.
권도훈의 아내로 이혼을 결심한 이수진 역의 김하늘은 “시놉시스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었다”고 설명했다. “평범한 멜로드라마 보다는 초반 볼거리도 많고, 흥미로운 이야기도 있고, 가슴을 울리는 이야기도 있는 드라마”라며 “감우성 선배에게도 많이 배우면서 할 수 있겠다는 기대로 더욱 자신있게 선택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직접 부딪히며 이수진의 감정을 깊이 공감하고 있다는 김하늘은 “매 신마다 흘리지 않고 감정선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내 의견도 감우성 선배 의견도 이야기하면서 생각지 못한 부분을 깨닫는 경우가 많다. 함께 만들어가며 찍는 신들이 많다보니 더 이해할 수 있게 되고 미처 몰랐던 감정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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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적인 로맨스에 활력소를 더해줄 젊은 커플로는 김성철과 김가은이 출연한다. 김성철은 과거 짝사랑하던 이수진의 ‘이혼 프로젝트’를 돕다가 손예림에게 발목을 잡힌 영화제작사 대표 브라이언 정으로, 김가은은 그를 놓치고 싶지 않은 특수분장팀 사원으로 등장한다.
김성철은 ‘젊은 에너지’를 강조했다. 그는 “알콩달콩한 모습을 극의 전체적인 색에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만들어가고 있다”며 “선배님들이 현실적인 사랑을 그려낸다면 우리는 판타지를 그리려 한다”고 설명했다.
김가은도 “초반에는 유쾌한 면을 담고 있고 보시면 사랑스럽다는 매력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를 높였다.
고등학생부터 20대 초반까지 주로 어린 캐릭터를 연기했던 김성철은 훌쩍 커버린 캐릭터에 대한 기대가 남다르다. 반면 ‘눈이 부시게’ 등에서 걸크러시 매력으로 눈길을 끌었던 김가은은 ‘러블리함’에 중점을 뒀다. 이들 모두 완벽한 캐릭터 변신을 시도하는 셈이다.
김성철은 “이번에는 제 나이에 맞는 작업을 하고 있다. 케미도 중요하고 극중 김가은보다 오빠로 나오기 때문에 남성스럽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며 “대표로서 상하관계를 통해 성숙한 모습 보여드리려고 한다. 누나가 워낙 사랑스럽게 대해 주셔서 호흡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김가은은 “조금 더 러블리해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화장법도 사랑스럽게 보이도록 했고, 최대한 어려보일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김성철과는 촬영 전부터 친분을 쌓다보니 편하게 임했다. 그동안 호흡했던 배우 중에 캐릭터에 대해 가장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덧붙였다.
“예측하지 말고 봐달라”는 감우성의 조언과 함께 정정화 감독은 ‘알츠하이머’라는 소재에 대해 독특한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알츠하이머라는 병은 현재 기억부터 사라지는 병이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여행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과거의 사랑을 찾아가는 재미에 집중해달라”고 부탁했다.
한편 ‘멜로장인’ 감우성과 김하늘의 호흡으로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JTBC 월화드라마 ‘바람이 분다’는 27일 밤 9시 30분에 첫 방송된다.
/최상진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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