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회사가 손을 잡으려는 이유는 신차 수요 감소와 전기·수소차, 자율주행차 중심으로 넘어가는 환경변화에 대한 대응이다.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라는 얘기다. 시장에서는 이번 합병이 지각변동을 불러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잖아도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이미 생존경쟁에 돌입한 상황이다. 미국 1위인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해 11월부터 공장 7곳을 폐쇄하고 직원 1만4,000명을 감축하는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2위인 포드도 최근 7,000명 감원계획을 발표했다.
영국 재규어랜드로버는 지난 회계연도에 5조원이 넘는 적자를 내 올해 안에 4,500명을 내보내기로 했다. 이렇게 해외 업체들은 노사가 고통을 분담하며 선제 구조조정으로 미래에 대비하는데 국내 업계는 밥그릇 챙기기에만 집착하고 있어 걱정스럽다. 르노삼성차는 11개월이나 끌어온 임단협이 지난주 어렵사리 타결됐지만 노조원 투표를 통과하지 못해 다시 혼란에 빠졌다. 노조는 부결을 기다렸다는 듯이 27일 하루 파업에 들어갔다.
연례행사처럼 파업을 벌이는 현대차 노조도 위기의식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일감이 없어 한국GM 군산공장이 문을 닫는 걸 보고서도 바뀔 기미는 별로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바깥세상의 변화에 눈감은 채 현실에 안주하다 도태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제라도 노사가 협력해 생산성 향상에 나서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다는 사실을 직시하기 바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