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강력한 낙태금지법을 둘러싼 찬반 논쟁이 거세지는 가운데 아르헨티나에서도 여성단체와 진보성향 의원들이 총선을 앞두고 임신 초기 낙태를 합법화하는 입법을 재추진하는 등 낙태 논란이 세계 각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라디오 미트레 등 현지 언론과 AFP통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여성 권리운동가들과 여야 의원 15명은 이날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국회 앞에서 임신 초기 낙태 합법화 법안 재발의를 기념하기 위한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합법적이고 안전하며 무상인 낙태 권리를 위한 운동’의 빅토리아 테소리에로 대표는 오는 10월 치러질 총선 때까지 의원들을 계속 압박하겠고 밝혔다.
전체 인구의 약 77%가 가톨릭 신자인 아르헨티나는 현행법상 성폭행이나 산모의 건강이 위험한 경우에만 낙태를 허용한다. 이에 따라 아르헨티나에서는 연간 50만건의 불법 낙태수술이 시행되고 그로 인해 임신부 100여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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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에서도 낙태금지법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미 최대 온라인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는 태아의 심장박동이 감지된 후의 낙태를 금지하는 ‘심장박동법’이 입안된 미 남부 조지아주에서 콘텐츠 제작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넷플릭스 최고콘텐츠책임자(CCO) 테드 세런도스는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등과 협력해 법정에서 싸울 것”이라며 “조지아주에서 (낙태금지) 법이 발효되면 전체 투자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리노이주 하원은 이날 여성의 낙태권을 확대 보장하는 ‘생식보건 법안’을 표결에 부쳐 64대50으로 가결했다. 이는 1975년 제정된 낙태법 내용 중 배우자 동의, 수술 신청 이후 일정 시간 대기 등의 조항을 폐지한 법안이다.
/이재유기자 03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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