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이탈리아를 겨냥해 채무가 많은 국가가 채무와 재정적자를 제한하는 규정을 준수하지 않고 구조개혁을 하지 않으면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29일(현지시간) ECB는 이날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FSR)에서 투자자들이 부채 문제가 많은 정부에 대해 재평가를 할 경우 국채의 재융자가 어려울 수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ECB는 “경제 하강위험이 현저하고, 자금 조달 비용의 급속한 상승이 채무가 가중된 정부와 기업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ECB의 경고는 재정적자 문제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탈리아를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28일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EU 집행위원회가 다음달 5일로 예정된 이탈리아 재정평가에서 EU가 규정한 재정적자 한도 위반으로 40억달러(약 4조6,000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탈리아의 재정적자가 당초 예상보다 많고 공공부채 역시 과도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탈리아는 지난해 EU와 구조적 적자를 매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0.6% 축소하기로 합의했지만 EU는 이탈리아가 합의안 기준을 어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어 ECB는 세계적으로 무역을 둘러싼 긴장 상황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재정적 안정성에 도전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CB는 또 “예상보다 약한 경제 성장과 무역긴장의 고조 가능성은 향후 자산가격 하락의 촉매가 될 수 있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증가 추세인 레버리지 론과 부동산 버블에 대한 위험을 언급했다.
루이스 데 권도스 ECB 부총재는 관련 브리핑에서 “경제 환경이 6개월 전보다 더 도전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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