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아이가 초등학교 때부터 역사를 어려워했는데 중학생이 되니 더 부담스러워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A.초등생들은 5학년 2학기부터 사회 과목에서 한국사를 배우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역사 공부를 시작합니다. 막상 교과서로 접하는 역사는 낯선 용어와 방대한 분량, 어려운 시대적 배경들이 얽히며 생소하고 어렵게 다가오기 마련입니다. 이해하기 힘드니 무작정 외우게 되고, 그래서 역사는 재미없는 암기 과목으로 전락합니다. 아이가 이 상태로 중학교에 진학한다면 역사를 더욱 어렵게 느끼겠죠. 교과서의 분량부터 많아지고 내용이나 용어도 어려워지는데다 세계사도 등장하니 과목 자체에 흥미가 떨어집니다. 실제 중학교 2학년 역사 교과서 내용 중 일부를 살펴보겠습니다. “고구려 지역은 기원전 2세기 말에 중국의 한이 세운 현도군의 지배를 받기도 하였다. 그러나 맥족은 줄기찬 저항을 통해 현도군을 서북쪽 요동 방면으로 몰아냈고(기원전 75), 그 과정에서 정치적으로 강한 결속력을 가진 고구려 연맹체가 구성되기에 이르렀다.”(금성출판사 중등 역사 교과서 발췌)
단 두 문장임에도 현도군, 맥족, 요동 방면 등 특정 지역이나 민족을 나타내는 어려운 용어가 대부분이고 설명도 생략돼 있으니 이 문장만으로는 한 번에 이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사건의 앞뒤 인과관계를 이해하지 못하고 단순히 외우기만 한다면 당연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겠죠.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뻔한 얘기이지만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역사에 흥미를 붙이는 것이 첫 번째 순서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수준에 맞는 역사책을 읽는 것입니다. 우선 시대와 시대, 사건과 사건 사이의 흐름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정치사 혹은 인물 위주의 도서를 추천합니다. 이야기가 흥미롭게 서술돼 훨씬 쉽고 재미있는 데다 큰 사건 중심으로 이뤄져 있어 역사의 줄기를 잡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배경 지식이 쌓이면 추후 교과서 내용을 이해하거나 역사적 사실을 암기하는 것도 쉬워집니다.
역사적 배경이 두드러지는 고전 소설이나 문학 작품을 시대별로 읽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조선 중기를 배경으로 한 허균의 ‘홍길동전’,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 등을 읽는 식입니다. 이야기를 흥미롭게 읽으며 시대적 인물의 대화나 행동을 통해 사회 문화적 배경을 실감 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책을 읽는 방법 외에도 문화재·박물관 등으로 체험학습을 다녀오거나 역사를 소재로 한 TV 사극, 영화, 다큐멘터리를 감상하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특히 체험학습의 경우 궁금했던 점을 사전에 기록해둔 뒤 스스로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지도한다면 역사에 흥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은 물론 역사 이해도도 크게 향상될 것입니다. 이러한 다양한 방법으로 역사에 흥미와 관심을 만들어 준 후 통사를 다시 한 번 읽으면 인물 역사책이나 문학 작품, 체험학습에서 접한 내용을 복합적으로 이해하기에 훨씬 쉽습니다./오용순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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